인데 아닌듯, 아닌데 인듯

죽은 나무와 산 나무 12

by 신정애

고정관념을 살짝만 버린 눈으로 사물을 보고 그 본질과 연결하면 굉장히 매력적인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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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만으로 만든 이 옷걸이는 보는 순간 너무 마음에 쏙 들어서 바로 산거다. 이 것을 만든 사람의 마음을 너무 잘 알것 같아서, 알지 못하는 그 사람을 좋아하게 한다. 어쩌면 쇠가 없던 시절에는 이런 옷걸이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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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나무에 구멍을 뚫어서 1자 모양의 나무 가지를 고리로 박아 넣고 고정시킨 거나 나무 가지의 흠이며 그냥 보는 거보다 만져 보면 또 다른 정감이 간다. 이 옷걸이는 옷을 걸면 덜 예쁜, 옷을 안 걸어야 더 예쁜 옷걸이 인데 옷걸이가 아닌, 그래서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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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이의 무늬와 색깔이 자른 면에 따라 달리 보이는 재미와 아름다움이 있다. 사다리꼴 모양의 형태와 금속 고리에서 옷걸이란 정보를 흘린다. 이것은 나무에서, 특히 옹이 부분에서 강하게 나무향이 나는 방향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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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나무토막에 옷걸이 고리를 다는 순간, 옷걸이도 나무 토막도 아닌 새로운 물건이 생겨난다. 나무의 질감과 냄새가 주는 편안함에 직선이 주는 깔끔함과 차가운 금속 고리의 매치가 돋보이는 단 순한 아이디어의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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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에 걸어두면 장난하는 꼬마 같다. 화장실 수건걸이 모퉁이에 걸어두는데 향기가 다 빠져나가도 코를 대고 아직도 나무 냄새가 나는데? 하고 다시 제자리. 버릴 생각이 없다. 희안하게 이건 옷걸이가 아닌데 옷걸이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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