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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과 시대정신

초고령사회 미래와 정년 연장

by 쭝이쭝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3월 21일쯤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아무리 늦어도 이달 중에는 최종 선고가 나올 전망이다. 일부에선 탄핵 기각과 윤 대통령 복귀를 예상하는 의견도 있지만, 탄핵 인용 가능성이 훨씬 높은 상황이다.

탄핵이 인용되면 60일 이내 조기 대선이 치러지고 5월 말이면 새로운 대통령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은 그 시대가 원하는 사람이 선택된다고 얘기한다. 이른바 시대정신, 현시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사람이 필요한지가 중요하단 뜻이다.

시대정신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방향이 시대정신이고, 그 방향이 국가 전체로 봐서는 포퓰리즘일 수도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이고 그 흐름에 따라 지도자는 결정된다. 그렇게 뽑힌 지도자가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는 정책을 얼마나 균형감 있게 실행하고, 국민들의 불만까지 잠재울 수 있는지가 능력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연령대가 40,50대다. 출생자가 피크를 찍었던 연령대이고 1년에 80만~90만 명이 태어나던 세대다.

이들 연령대의 가장 큰 관심사는 노후 대비이고, 국민연금 개혁이란 이름으로 내야 할 연금액이 늘어나고 받는 연령은 뒤로 밀릴 세대다. 그렇다면 이들은 정년 연장 등 더 내고 늦게 받는 연금개혁을 보완할 방안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현재 정년 연장에 대해 민주당은 적극적, 국민의 힘은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 힘은 40,50대가 민주당 지지층이라 보고, 20,30대를 잡겠다는 생각으로 정년 연장이 젊은 층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프레임으로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 피라미드 구조가 급격히 다이아몬드형에서 역피라미드형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10년 정도 지나면 노동력 부족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일본의 사례를 봐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정년 연장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비혼과 만혼 풍조로 인해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해도 아이를 40 전후에 낳고 있는 상황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1인 가구의 경우 일자리가 생명줄과 마찬가지다. 혼자서 자기 삶을 책임져야 하는데 정년 연장이 이뤄지지 않고 국민연금 수급 시기만 늦춰진다면, 10년 가까이 낮은 임금의 일자리를 전전하며 혼자서 생계를 꾸려나갈 미래가 놓일 수밖에 없다.

아이를 늦게 낳은 경우에도 아이들이 한창 돈이 많이 드는 중, 고등학생 때 수입이 많은 주요 직장에서 나와 힘겨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년 연장 없는 국민연금 개혁이란 것은 성립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을 미뤄볼 때 20,30대 일부가 보수 성향을 가진 것에 고무돼 정년 연장 없는 국민연금 개혁과 기업 편만 드는 기존 스탠스를 유지하는 여당이 과연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현재 국회의원 등 정치인 대부분이 50대 이상이고 대권주자들은 60대 이상이다.

이 분들은 20대에 결혼을 했고 50이면 아이들이 대학생 등 성인이었다. 그래서 55세 임금피크나 60세 정년도 문제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55세면 아이가 중고등학생, 60세면 이제 막 대학에 가는 나이가 되고 있다. 과거와는 인생의 타임테이블이 완전히 변화했고, 이를 인지하지 못하면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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