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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쭝이쭝이 Jul 07. 2022

부동산은 정치가 아니다

같은 시대를 바라보는 좌우 시선의 차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 2개월가량이 지났다.

부동산, 정확히는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은 침체를 예상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런데 현시점에서 과거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분명 같은 나라에서 같은 시간을 보냈는데 서로 완전히 다른 시각과 해석들을 내놓고 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정치 성향은 서구의 기준에서 나누는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와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부터 쓰는 정치 성향 구분은 국힘(국민의힘) 성향,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성향으로 지칭하겠다.

여당이 된 국힘 성향인 분들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비정상의 정상화' 정도로 표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공급을 과도하게 억제하는 정책을 쓰면서 시장이 왜곡됐고, 그 결과 집값이 폭등했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임대차 3 법이나 다주택자 규제,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이 이런 결과를 낳은 원인들로 지목된다.

반면 민주당 성향인 분들은 코로나19 이후 너무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으로 전 세계 모든 자산 가격이 급등했고, 그 영향 안에서 우리나라 주택 가격도 올랐다고 본다.

오히려 코로나19 탓에 문재인 정부가 더 강력한 규제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해, 2019년 진정세에 접어들었던 집값이 결국 폭등했다고 믿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가 박근혜 정부 시절에 '빚내서 집사라'란 정책으로 규제와 돈을 푼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도 말한다.

약을 쓰려면 병의 원인을 뿌리까지 뽑아내야 하는데, 일시적 악영향인 '명현 효과'에 겁을 먹고 정책의 일관성을 놓친 것이 패착이란 주장이다. 또 다주택자인 주택임대사업자에게 임기 초반 세금 등 과도한 혜택을 주면서 정책 실패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말도 많이 한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국힘도 없고 민주당도 없다. 그냥 그 시기에 맞는 적절한 안정책이 필요할 뿐이다.

위 기사는 2012년 7월 언론에 보도된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동산에 대한 의견이다. 당시는 전 국민이 모두 인정하는 부동산 침체기(수도권 기준)였다.

그런데도 당시 문재인 후보는 집값이 여전히 비싸기 때문에 주택 가격을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2012년 대선에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다면 어땠을까 궁금하다.

시장이 바닥인 시점에 더욱 침체를 부추기는 정책을 썼다면 분명 집값은 더 떨어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집값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주택 구매 수요는 줄어든다는 점이다.

당시 시점에선 금리 인상기였고 기준금리가 3%를 넘던 시기라 '하우스푸어'가 사회적 문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집값이 더 떨어지는 정책을 썼다면, 아마도 주택 구매 수요는 완전히 얼어붙고 급격한 월세 시장화가 진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전 세계에서 주거비가 우리나라보다 저렴한 나라는 사실 많지 않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할 수 있지만, 해외에 나가보면 선진국은 아파트 한 달 월세가 수백만 원이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대도시 도심권 아파트 월세는 우리나라보다 비싸다.

만약 집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 상황이 된다면 다주택자가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오직 월세뿐이다.

이로 인해 실제로 당시 전세금을 돌려주고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이 급증하고 있었고, '전세의 종말'이란 단어가 언론에 자주 보도되기도 했다.

당시 집값은 하락하고 월세 비중은 늘어나 집 없는 국민들의 주거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일까?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도 주장했던 생애최초 주택이나 무주택자가 실거주 주택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이런 때에는 정부가 1%대 저리로 정책자금을 빌려줘 무주택자들이 월세 부담에서 벗어나 내 집에서 살 수 있는 정책을 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방향이다.

이 정책이 바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는 최경환 당시 부총리가 내놓았던 '빚내서 집사라' 정책이다.

물론 정확히는 집살 여력이 되는 사람은 1 주택자가 되는 게 주거비 부담도 줄이고 얼어붙은 주택시장에 거래량도 늘려주고, 팔고 싶은데 못 파는 하우스푸어들에게 집 팔 기회를 주는 여러 가지를 고려한 정책이었다.

결과적으로 현시점에서 보면 당시 정부의 정책대로 1 주택자가 된 사람들은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예상치 못한 '로또'를 맞게 됐다.

부동산은 절대로 정치 성향에 따라 일관된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

우파 정부건 좌파 정부건 시장의 흐름을 역행하지 말고, 그 시점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해 유연한 정책을 펴야 한다.

우연의 일치인지 또다시 부동산 침체의 징후가 보이는 시점에 우파 정부가 들어섰다.

제발 더 이상 정치적 신념으로 시장을 훼손해 가격을 왜곡시키는 부동산 정치는 보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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