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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쭝이쭝이 Jul 09. 2022

부동산 침체기 40% '폭락' 진실은?

침소봉대에 속지 말자

주식시장과 코인 시장의 급락, 유가 및 환율 상승 등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향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부동산 폭락론자들이 언론 매체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폭락론자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지금은 침체의 시작이고 고점 대비 40% 폭락도 각오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폭락의 이전 사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4년까지 이어진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기를 거론하고 있다.

당시를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MZ세대들은 이들 폭락론자의 말에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 경우엔 그 시기에 사회생활을 하며 부동산 침체를 온전히 경험했고, 당시에도 기승을 부리던 폭락론자의 말을 믿고 전세에 눌러앉았다가 벼락 거지가 될뻔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폭락론자의 말은 절대로 믿지 마라.

주택은행 시절인 1986년부터 주택 시세를 조사해온 KB부동산 시세를 통해 수도권 아파트 시장 침체의 저점이었던 2013년 7월과 활황기의 정점이었던 2008년 7월을 비교해보자.

서울 아파트값은 이 시기 8.71%, 경기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은 9.34% 하락했다.

반면 인천을 제외한 지방 5대 광역시는 40.56%가 올랐고, 전국 아파트값도 12.26%가 상승했다.

지방의 40% 폭등은 있어도 40% 폭락이란 숫자는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다.

당시 서울 등 수도권 시장이 침체기였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5대 광역시 등 지방은 반대로 분양시장에 규제가 풀려 활황장이 펼쳐지던 시기였다. 당시 지방은 분양권 전매 제한도 없고 1순위 자격도 통장을 6개월만 보유하면 생기던 때였다.

그럼 당시 서울 아파트 가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중산층 실거주 수요가 많은 성동구 성수쌍용아파트, 마포구 마포자이, 광진구 광장현대파크빌10차 등 3개 아파트 실거래가다. 모두 전용면적 84㎡(33평형)로 고점에서 5억원대였다면 4억원대, 7억원대였다면 6억원대 정도로 하락했고. 광장현대파크빌은 6억원 후반대에서 6억원 초반대로 떨어진 수준이다.

하락률로 계산하면 10~20% 정도다. 어디에도 40% 폭락 아파트는 없다.

하락률이 그나마 큰 재건축 단지들에서는 폭락론자들이 말하는 큰 폭의 하락이 보인다.

잠실주공5단지와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고점 대비 저점의 하락률이 25~26% 정도다.

반면 재건축이 막 끝난 신축 아파트였던 잠실 트리지움은 고점 대비 저점 하락률이 14%로 재건축 추진 단지보다는 낮다.

하지만 이들 단지에서도 40% 폭락이 나온 단지는 없다.

결국 경기 침체 등으로 부동산 시장에 하락이 온다고 해도 전국의 모든 아파트가 하락하는 것이 아니다.

선별적으로 하락 요인이 있는 지역은 하락하고, 재건축 기대감으로 가격에 거품이 생긴 구축 단지가 하락폭이 더 크다.

그러나 실수요가 탄탄한 일반적인 아파트는 최고점 대비 최저점을 비교해도 하락폭은 15% 안팎이고, 연평균으로 비교하면 8% 안팎 수준에 그친다.

만약 폭락론자들의 말처럼 진짜로 침체기가 온다면 이는 더없이 좋은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것이다.

문제는 폭락이란 단어로 인해 너무 큰 기대감을 가지고 15억 원짜리 아파트가 7억~8억원으로 떨어지길 기대해선 기회를 잡을 수 없다.

실거래(호가 아님) 15억원 짜리 아파트가 12억~13억원이 된다면 과거 사례로 봐도 더 이상 하락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투자의 기회는 자산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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