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PC통신 시대부터 시작된 채팅은 2000년대 들어 '스카이러브(하늘사랑)'와 '세이클럽' 등 대규모 서비스 업체가 성공하면서 10여 년간 큰 인기를 끌었다.
한석규와 전도연이 주연한 1997년 영화 '접속'은 PC통신에서 채팅으로 만난 남녀의 얘기를 다뤘고, 조승우와 이나영이 주연한 2002년 영화 '후아유'는 인터넷 기반의 채팅게임에서 만난 남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20세기말부터 21세기 초까지 채팅은 온라인의 대표 서비스였고 젊은이들의 새로운 만남의 장이었다.
주말이 다가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고 채팅 서비스에 접속했고, 크리스마스를 앞둔 11월 말, 12월 초에는 채팅 사이트가 만원사례를 이루곤 했다.
대학 내에선 캠퍼스 안에서만 운영되는 인트라넷 채팅을 통해 다른과 학생들과의 만남이 이뤄지기도 했다.
채팅이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넘어오던 1998~1999년 당시 가장 성공적인 서비스는 스카이러브였다. 당시 이 사이트는 회원수 급증으로 호황을 누렸고, 1999년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도 성공시켰던 기억이 난다.
후발주자였던 세이클럽은 이모티콘과 타키 메신저, 고스톱 등 캐주얼게임이 모두 성공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이트로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채팅 서비스는 스마트폰 시대가 시작되면서 급격히 몰락했다. 네트워크가 더 활발해질수록 채팅 서비스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 서비스에 밀려났다. 여기에 채팅사이트들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되면서 사용자들에게 더욱 외면받게 됐다.
이제는 '카톡 지옥'이라 불리는 메신저 공해 속에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기존 서비스를 대체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20세 말부터 21세기초까지 채팅서비스가 제공했던 그 신선함이나 대화의 즐거움은 더 이상 경험하기 어려워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