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변하니 세상도 변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예전엔 이 말이 과장이 아닐까 생각했다. 10년이란 시간이 길다면 길지만, 강산이 변할 정도로 긴 시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2024년을 기준으로 10년 전인 2014년을 떠올려보면, 주변의 풍경이 엄청나게 변화하진 않았다.
사람들의 삶도 미래에서 온 사람이 2014년과 2024년의 일상을 비교해 본다면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려울듯하다.
요즘 내가 짐작하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의 숨은 뜻은 아마도 '10년이면 사람이 변한다'가 아닌가 싶다.
10년이란 시간은 사람의 인간관계와 상황 등이 완전히 바뀌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사람 간의 관계가 바뀌면 강산이 바뀐 정도의 큰 변화가 일어난다.
내가 10년 전에 알고 지냈던 사람들 중 지금도 만나거나 연락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는지 생각해 보면 시간의 흐름이 실감되곤 한다.
10년 전엔 총각이던 한 후배는 지금은 부인과 아들, 딸이 생겨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당시엔 거의 매일 만났지만, 지금은 1년에 1번 보기 어렵다. 다른 후배는 지금도 여전히 총각이고 혼자서 여행을 다니며 혼자의 삶을 즐긴다. 또다른 친구는 40대 후반이 됐지만 여전히 혼자이고 세계 여행을 떠났다.
모두들 10년 전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미래였을거다.
내 경우 2014년엔 30대였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채 10년이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당시엔 내 집 한 채 마련하는 것이 삶의 큰 목표였고, 해외여행을 매년 갈 정도의 여유는 없었다. 지금은 집도 있고 매년 해외여행도 다닌다.
2010년대 초반엔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은 동남아시아나 좋은 곳이면 발리 정도를 갔지만, 최근에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배들은 한 번도 들어보지도 가보지도 않은 낯선 나라를 선택하기도 한다.
10년이란 시간은 10대를 20대로 만들고 20대를 30대로 만들고 30대를 40대로 만들고 40대를 50대로 만든다.
10년 전에 40대였던 분들은 지금은 50대가 되었고, 50대 임원 분들은 지금은 60대가 되어 모두 회사를 떠났다.
앞으로 10년 또 무엇이 변하고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잊힐지 알 수 없다. 10년 뒤엔 내 아이들도 성인이 되는 큰 변화가 기다리고 있다.
아무튼 40대에 알게 된 사실은 10년이란 시간은 강산을 변화시키긴 짧은 시간이지만, 사람 간의 관계를 바꾸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10년 전, 또 그 10년 전에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