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을 완료한 상태이다. 앞으로 입사하기까지 7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었기에 쉬는 것도 좋지만은 성격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가 도저히 용납을 할 수가 없어서 서른 중반이라는 나이에 알바를 구하기 시작했다.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사회경험을 한 탓일까 알바를 고름에 있어서 사소한 것 하나하나 따지다 보니 입맛에 맞는 알바를 구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일을 해왔기에 조금은 여유롭게 생활비를 벌면서 취미활동을 하기를 원했고 그렇다고 페이는 어느 정도 쌨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조건에 충족하는 일은 찾는 것은 욕심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요즘 알바들은 애매한 파트타임으로 인해서 일하는 시간이 적어 실질적으로 가져가는 페이는 낮았기에 이 돈을 받으려고 굳이 출근을 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점을 가져다주었다.
반면에 페이가 강한 곳은 보통 몸을 사용하는 업무로 대부분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거나 잔업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알바를 지원하기에는 쉬면서 적당히 일하기라는 취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렇게 쉴 수 있는 날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결론적으로 이런저런 핑계들로 인해서 알바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어떻게 보면 알바를 하고 싶은 생각이 아직까지는 마음속에서 우러러 나오지 않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이게 마치 살아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관계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만나 인간관계를 형성함에 있어서도 똑같이 길고 짧은 것들을 재고 따진다. 나와 결이 비슷한 사람인지, 성격이 나와 잘 맞을지, 짧게 스쳐가는 사람인지. 인생에 있어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인지 등.
우리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맺음과 끊음을 반복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어릴 때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그것이 인맥이 되었으며, 그러한 인맥들로 하여금 나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나이가 들면서 그러한 관계들도 하나하나씩 정리가 되곤 했었는데 그 이유는 서로가 나아가는 방향이 달라서 이었다. 사람과 어울린다는 것은 공통분모가 있어 서서 서로가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기에 나이가 들면서 서로의 관심사가 달라지단 거나 자기만의 영역이 형성됨으로써 그 영역과 벗어나는 관계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끊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릴 적에는 그렇게나 가까운 친구였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면 연락이 뜸하거나 가끔 소셜미디어 속에서 볼 수 있는 그런저런 관계로 남아있는다.
그렇기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기만의 영역이 형성됨으로써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고 그 속에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선천적이 요소와 후천적인 경험이 합쳐져 만들어진 결과물인 자기만의 영역.
새로운 것들을 통해 변화나 영감을 받아들이는 행위보다는 익숙한 것들로 주변을 채워 안정감 있게 살기를 원해서였는지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거나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은 늘 달갑지 않게 느껴진다. 이러한 습관이 나이가 들어서 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이런 게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과정이라면 스스로가 만든 숙성된 고유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