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부쩍이나 서울을 갈 일이 많아졌다. 조만간 정든 경기도를 떠나 지방으로 내려가야 할 때가 다가왔기 때문이다. 떠나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서울을 만끽하고 싶어서였을까 추억이 담긴 장소들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기도 하며, 이제 마지막인 것처럼 여기서의 생활을 정리하듯이 평소에 자주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까지 챙겨가며 약속을 잡았기에 달력에 약속들로 빼곡히 채워져가고 있다.
경기도민으로서 서울을 갈 때 차를 이용하기보다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을 즐겨야 한다.
물론 차를 타고 가면 주변 풍경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상습적인 정체구간으로 인해서
오히려 여유를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이 사라지기에 주변 풍경을 바라보는 일보다는 스트레스와 싸우는 일이 생길 때가 많다. 그렇기에 조금 몸이 고생할 수도 있겠지만 지하철을 타거나 광역버스를 선호하는 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장점이 있다. 차와 달리 개방된 공간이라 프라이버시는 지키기 어렵겠지만은 운전을 하지 않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못다 한 업무를 처리도 할 수 있으며 인터넷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도 할 수 있다. 또한 책을 읽을 수 있다는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이다.
아 그러고 보니 예전에 친구가 했던 말이 지금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나는 이렇게 멍 때리면서 사람 구경을 하는 게 재미가 있어. 어떤 표정을 짓는지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떤 대화를 하기에 저렇게 재미있을까.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을 저리도 골똘히 하기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 저 사람은 휴대폰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어떤 음악을 듣고 있을까. 음악의 취향이 어떻게 될까. 이런저런 생각하다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시간도 빨리 지나가서 좋다고 한다.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 이 좁은 공간에 모여서 각자 다른 생활패턴을 내비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게도 그것만의 맛을 제공해준다랄까. 어떻게 보면 서로 모르는 사람인데 멀리서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그림의 패턴처럼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 같다랄까."
친구의 말 덕분이었을까 나도 모르게 요즘 주변사람들을 관찰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 지하철 안에서 바라본 사람들의 모습은 휴대폰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휴대폰 안의 세상에는 무수한 정보들과 재미적인 요소들이 많아서 시간을 가는 줄 모른다. 그것을 통해서 세상을 살아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것은 근래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적은 관찰일지이다.
분주한 사람들 속에서 차마 적막함을 못 견뎌해 울리는 전화벨 소리.
고생한 하루에 대한 노고 함을 취하하듯이 곯아떨어지는 눈꺼풀.
휴대폰이라는 작은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알아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눈으로 바라보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느끼는 '나', 그리고 사람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