爛 은 '빛난다'라는 뜻과 '사라지고 문드러진다'는 두 개의 대립되는 뜻의 한자어다. 나는 줄곧 내 이름에 들어가는 '란'이 빛날 란이라고 믿어왔지만 오늘 깨달았다.
내 인생은 빛나는 게 아닌 문드러져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을.
지나온 날들 속에서 빛났던 순간도 많았지만 가슴이 아파 부서지는 일이 더 많았다는 것을.
세상을 빛내고 스스로를 빛내라고 지어주신 이름이었지만 빛이 나는 순간은 찰나에 불과하고 아픔은 꽤 길었다. 눈부셨던 시간들은 빠르게 지나갔고 남은 것은 가슴 한구석 깊이 파인 상처뿐이었다. 상처가 나을 새도 없이 새로운 상처가 생기고 아문 상처는 자리마다 흔적만 남았다. 문드러져 소멸되기 전에 밝게 빛을 내는 내가 되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