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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Nov 17. 2021

이불킥을 한다는 건

전성기란 뜻이다

자려고 누웠을 때,
부끄럽거나 창피스러운 일이 불현듯 생각나
이불을 걷어차는 일


나도 '이불킥'을 해본 적이 있다.


며칠을 연습한 고백의 멘트를 버벅거렸을 때.

밤새 준비한 발표를 중간에 까먹었을 때.

아는 척했는데 틀린 걸 들켰을 때. 등등


분명 얼굴이 화끈거리는 일들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만큼 삶에 열정적이고 열심이었던 때이기도 했다.


마음을 얻기 위해

프로젝트를 따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결과도 좋았다.


한마디로 나의 전성기였다.




지금은 '이불킥'을 하지 않는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노련해졌기도 했고

리스크 있는 일은 사전에 피해 가는 요령도 생겼다. 


어찌 보면 얼굴 화끈할 일이 없어졌으니

좋은 거 같지만...

그만큼 절실한 것도 도전할 것도 줄어든 거 아닐까?


그러고 보니

이 나이에 아직도 가끔

잠자리에 누웠을 때 부끄럽고 창피한 일은 있다.


잘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고 넘어간 일이다.

물론 상대에게 절대 들키진 않았다.  

하지만 나를 속일 순 없다.


모르는 건 창피한 게 아니다
알려고 하지 않는 게 정말 창피한 것이다


이불킥을 다시 해도 좋으니

나에게도 제2의 전성기가 시작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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