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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Dec 25. 2021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의 기억

<눈사람 프로스티(Frosty the Snowman)>

새벽에 깰 때마다

글을 썼더니 이제 점점 습관이 되는 느낌이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자 주말.

한결 가벼운 마음에 베란다 쪽으로 눈을 돌리니

아내가 삐딱하게 세워 둔 강아지 눈사람 인형이 참 귀엽다.

아직도 순수하구나




몇 년 전 이 즈음이었던 것 같다.

갑자기 어릴 적 봤던 만화영화가 생각났다.


눈사람이 주인공인데

물로 변해 매우 슬펐던 기억만 아스라이 남은 터라

혹시? 하고 유튜브를 찾았더니...


있었다! <Frosty the Snowman>.


'프로스티'라는 이름을 가진

중절모 쓰고 파이프 담배를 문 눈사람 아저씨 이야기로,


마술사의 모자로 생명을 얻은 그는

여자아이 '카렌'과 영원히 살 수 있는 북극을 찾아가지만

결국 그녀를 위해 들어간 온실에 갇혀 녹아버리고

슬퍼하는 소녀에게 산타 할아버지가 말하길...


1년쯤 멀리 간 거뿐이야

비로 변했다 겨울이 되면 다시 돌아온단다




어릴 땐 흑백 TV에 우리말이었는데

컬러 화면에 영어로 보니 아쉽게도 옛 맛은 덜했지만


그때 녹아버린 눈사람이 슬퍼 함께 울었던

아이의 감정이 한두 방울 남아 있음에 기뻐했던 적이

나도 있었다.


지금 보니

프로스티 아저씨,

비만에다 담배까지...

오래 살 자세부터가 안되어 있네.


가장 오래된,

순수했던 나의 크리스마스의 기억은

어느새 녹아 사라지고 있지만


일 년에 한 번씩이라도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처럼 내게 돌아와 주길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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