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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Mar 10. 2022

피는 꽃은 없었다

지는 해가 있었다

청매화 꽃이 눈처럼 핀다고?


서울에서 4시간을 달려

사진 속 섬진강 매화마을을 찾았다.


그런데...


한껏 들뜬 상춘객 마음은 아랑곳없이

부지런한 몇 그루만 수줍게 꽃망울을 보여준다.


春三月 초,

봄은 아직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러

유채꽃이 좋다는 남해 다랭이마을로 차를 돌렸다.


하지만 역시 마찬가지.


근처 맛집에서 갈치조림 정식으로

한참이나 늦은 점심을 채우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와! 저 거봐

노량대교를 지나는데

저 멀리 광양제철소 뒤로 붉은 해가 진다.


근처 전망대로 가서

조용히 해넘이를 끝까지 지켜봤다.


그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처럼

뭉클한 뭔가가 밀려온다.


괜찮아... 쉬어...

또 돌아오면 되지...




꽃 피는 걸 보러 왔는데

해 지는 걸 보고 떠난다.


인생은 참 계획대로 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살 만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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