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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Aug 08. 2022

My Sentimental Item

<비치 파티> 그리고 <10>

<정리의 힘> 작가 곤도 마리에가 말하는

안 쓰는 물건 버리기는

, , 서류, 잡동사니 그리고 '추억'의 물건 순이다.


아직 더 쓸 수 있다거나 유용하지 않더라도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담긴 'Sentimental Item'은

그만큼 쉽게 버리지 못하는 법이다. 




그중 하나가 이 레코드판이다.


80년대 초반.

집안에 전축이 생기자마자 사들였던 것들 중

<비치 파티>란 경음악 모음집인데,


'해변의 길손', '멕시칸 걸' 등

이국적 느낌이 물씬 나는 경쾌한 곡들도 좋았지만,

바닷가의 남녀 한쌍이 실린 레코드판 표지가 압권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보 데릭' 주연의 영화 <10>의 장면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치고는 너무나 예술적이고 섹시하다.


생각해보라.

당시 한창 사춘기에 접어든 까까머리 중학생에게

하얀색 비키니를 입은 미녀가

남자를 유혹하는 그 포즈란... 정말 치명적 아닌가!


강렬했던 청춘의 인상 하나로

스마트폰으로 스트리밍 음악을 듣는 이 시대에도

레코드판은 나의 최애 추억의 물건으로 살아 남아

오늘도 내 서랍 속에 곱게 모셔져 있다.



 

영화 <10>에 대해 알아낸 사실 하나.

또 다른 여자 주인공 '줄리 앤드류스'의 실제 남편이자

<티파니에서 아침을>, <핑크 팬더> 등을 찍은 명감독,

블레이크  에드워즈 작품이다.


역시...

그는 로맨틱의 멋을 제대로 낼 줄 안다.


월요일 아침 새벽이 밝아온다.


어제가 입추여서 그런지

창밖에 다닥다닥 내리는 빗소리가

뜨거운 나의 여름 파티는 끝났다고... 정신 차리라고...

속삭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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