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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Sep 09. 2022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다

웃으니까 행복한 거지

'Hangry'가 무슨 뜻이지?


재미있는 영어 단어를 배웠다.

Hangry = Hungry(배고픈) + Angry(화난)


한마디로

배고파서 화가 나거나

무척 예민해진 상태를 의미하는데,

SNS에서 젊은 세대가 쓰는 신조어라고 한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이 늦게 나오거나

점심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회의가 안 끝나는 상황에서

"I'm so hangry"라고 흔히 사용한단다.


갓난아기가 우는 이유는

대부분 배가 고파서라는데

그럼, 말을 배우기 전에는 '슬프다'와 '화났다'의

감정을 구분해 표현하지 못하는 것일까?


아니면,

화내 봤자 힘도 없는 자신에게 득 될 게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서 동정표를 얻으려는 것일까?


아무튼 '화'는

대인관계 속 의사소통 과정에서 후천적으로 배우는

사회적 감정이란 생각이 든다.



 

아침부터 우리 아파트 주차장에서

시비가 붙었다 한다.


이중주차한 차에 전화했는데

5분이 지나 나왔다고

남자가 화가 나 몰아붙이고

여자는 얼어서 꼼짝 못 하는 상황이라

결국 경찰까지 출동해 해결하는 해프닝이 있었단다.


출근 후 일이라

아내에게 전해 들은 말로는,

온 동네 떠나갈 듯 남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힘없는 여자는 위협을 느꼈는지 울기만 했다는데...


만약 그 남자가 정상이라면

분명 다른 일로 엄청 예민해진 상황에서

주차시비가 계기가 되어 화를 폭발했을 것이다.


마치 며칠을 굶은 사람처럼 말이다.




화를 참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간다.


먹을게 부족한 세상이 아니니

배가 고파서라기 보다는

꼭 필요한 다른 무언가가 채워지지 않아서 일 듯하다.


그중 하나가 웃음이 아닐까.


정치인 같은 위선적 미소나

직장 상사의 썩소가 아니라,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맑은 웃음이 가득한

어릴 적 느꼈던 그런 세상이 그립다. 


웃을 일이 있어야 웃는다고?

이해한다.

하지만 동의하진 않는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다
웃어서 행복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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