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뭐지?
SNS에서 한 사진을 발견했다.
핑크색 곰이 킹콩처럼 건물 옥상에 있었다.
내용을 찾아보니,
유방암 예방의 달을 맞아
<핑크리본 캠페인>의 일환으로 한 병원에서 기획한
스트리트 아트란다.
'핑크리본'이 유방암의 상징이 된 이유 :
과거 브래지어가 없던 시절,
양쪽 가슴에 손수건을 대고 핑크색 리본으로 묶어
브래지어를 대신했던 데서 유래
유방암은 먼 나라 얘기로만 아는
나 같은 중년 남자도 이렇게 관심을 갖게 하다니...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잡는
참 신박한 아이디어다.
희망이 생긴다
사람들은 병원을 싫어한다.
아픔이 먼저 떠올려지기 때문이다.
내게도 마찬가지다.
사실,
사진에 나온 그 병원은
6년 전 아버지를 마지막 보내드린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은 꼭 필요한 공간이다.
평생 한 번도 아프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으랴
내 생명을 위협하는 병을 치료하고
고통을 줄여 삶의 질을 높여 주는 고마운 존재다.
그래서
싫지만 고마운
더없이 소중하지만 일상에선 성가신
가족 같은 관계다.
오늘도 건강검진 후 추가 검사를 받으러
대학병원에 왔다.
신장에 작은 결절이 오래됐는데
의사 말씀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도
6개월 후 CT를 찍어보자 한다.
참 귀찮다 하면서
예약을 마치고 나오는데
병원 밖 눈부신 가을 아침 햇살이
내게 희망을 속삭인다.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