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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큰 일이다

<티켓 투 파라다이스> 후기

by 본드형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 :
인간이 살아가면서 치르게 되는 큰 일이라는 의미로 관혼상제(冠婚喪祭)를 지칭함


결혼(wedding)은 인륜지대사다.


요즘은 많이 간소해졌고

결혼생활(marriage)이 실제 더 중요하다지만


평생을 함께 하고픈 짝을 찾았다고

나로 인해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고

양가 친지들 앞에서 공식 선언하는 행사이니만큼

일생의 가장 큰 일이다.


아무리 개인주의가 발달한 미국이라도


하나뿐인 귀한 딸이

힘든 대학 공부를 막 마치고

좋은 직장에 입사까지 앞둔 상황에서

휴양지에서 잠깐 만난 현지 놈과 결혼하겠다고 한다면?


부모로서

당연히 쫓아가 말릴 일이다.




스토리가 뻔히 보였지만


늙은 줄리아 로버츠와 조지 클루니의 캐미도 볼 겸

싸게 발리 여행하는 셈 치고 본 따끈따끈한 최신 영화

<티켓 투 파라다이스>다.


'워킹 타이틀' 제작답게

<맘마미아! 2> 감독답게

OTT 값 8,800원이 딱 아깝지 않은 수준이다.


금사빠 청춘이 아닌

부모의 마음으로 보다 보니

당초 기대했던 발리의 풍광들은 눈에 안 들어오고


저러면 후회할 텐데...


마치 내 자식이 하는 결혼인 양

현실적 걱정만 스멀스멀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로펌 변호사로 사는 것보다

지상 낙원인 발리에서의 평범한 삶이 더 행복할 수 있다.


오랜 연애로 속속들이 서로 다 아는 커플보다

살면서 숨은 매력들로 합이 잘 맞는 짝이 나을 수도 있다.


다만,


이국적 환경에 취해

첫눈에 반한 이성을 운명이라 믿으며

결혼이란 큰 일을 빨리 결정해버린 딸을 지켜보는

이혼한 아빠의 심정에 더 공감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나중에

우리 아들도 저러면 어쩌지?


같이 영화를 본 아내에게 물었다.


점 봤는데

마흔 넘어서 한대

처 복도 많대...


일들을 나와 함께 한, 계속 함께 할 그녀가

속 편하게 웃는다.


https://brunch.co.kr/@jsbondkim/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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