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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앓는 아들에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by 본드형

'티모시 샬라메'란

배우가 요즘 한창 눈에 거슬린다.


최근에 본 <듄>, <돈 룩 업>, <레이니 데이 인 뉴욕>에서

연달아 나온 탓도 있겠지만,

그가 연기하는 모습에서

옛날 '제임스 딘'의 반항기 어린 표정이 참 많이 보인다.


이 묘한 매력의 배우를 처음 알게 된 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란

역시 묘한 영화를 통해서였다.




여름이란 계절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을까?


영화를 처음 봤을 땐

배경으로 나온 80년대 초 이탈리아,

눈부신 햇살이 내리쬐는 가족별장에서의 풍경에 푹 빠져

스토리가 그리 머릿속에 남지 않았었다.


두 번째 봤을 때 비로소

열일곱 소년 엘리오(티모시 샬라메)가

스물넷 청년 올리버(아미 해머)와 당시로선 위험한

첫사랑에 빠지는 '동성애'를 다룬 성장 영화란 걸 알았다.


그리고 어제 세 번째 봤을 때였다.


이번에는 그 소년의 아버지(마이클 스털버그)가

아들과 나누는 대화 장면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올리버와 헤어지고 돌아와

슬픔과 죄책감에 어쩔 줄 몰라하는 엘리오에게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가장 예상하지 못할 때
본성은 교활한 방식으로 우리의 약점을 찾는단다.
아빠가 여기 있다는 거 기억해.

네가 분명히 느꼈던 것을 느껴라.
난 네가 부럽다.
내 위치에 있는 부모 대부분은
이런 일이 없길 바라겠지.
아들이 난관을 극복하길 바라며 기도했을 거야.

하지만 난 그런 부모가 아니야.

우리는 빨리 치유되려고
자신을 너무 많이 망쳐.
그러다 30살쯤 되면 파산하는 거지.

그러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줄 것이 점점 줄어든단다.

하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려고
아무것도 느끼지 않게 만들다니
그런 낭비가 어디 있니?




첫 휴가 나온 아들의 표정이 어둡다.

아무래도 여자 친구의 '고무신'과 상관있는 듯하다.


눈치 빠른 아내도 모른 척하고 있는 것 같다.

아빠로서 나도 기다려줘야겠지...


그래도 이 마음은 전달되면 좋겠다.


아빠가 여기 있다는 거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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