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귀찮은 일
언젠가 밀린 설거지를 하며 아내가 했던 말이다.
매번 해도 티 안 나는데
한번 안 하면 바로 티 나는
세상, 귀찮은 일이야.
쉬는 날 가끔 설거지를 돕는 나의 입장은 이랬다.
그냥 몇 개만 돌려 쓰지
매번 새 그릇들 꺼내 쓰니까
설거지 거리가 많지.
힘든 하루를 보내고 퇴근한 어느 날,
새 레시피를 개발했다며
어울릴 법한 그릇을 열심히 찾아내 담아 와
내 평가를 기다리며 방긋 웃는 아내의 눈을 보며
생각을 바꿨다.
매번 한 끼를 정성껏 고민해 차려 내는 음식이
그녀가 주는 선물이라면,
설거지는 그 벗긴 포장지를 치우는 일 아닌가.
'선물 받은 자'의 당연한 몫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