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단 말이 어려운 아들에게

본드형의 플레이리스트 5

by 본드형

요즘 아들 표정이 어둡다.

연애 때문이다.


대학 졸업 후 아르바이트로 바쁜데

일 년 가까이 사귄 여자친구가

같이 보내는 시간이 충분치 않다며 자주 삐지고

헤어지자고 한 모양이다.


얼마 전 밤늦게 부엌에서

엄마와 상담하는 얘기를 우연히 들었다.




연락은 되는데
솔직히 충분하지 않은가 봐
나도 좀 무심했나 싶기도 하고
모르겠어
이게 내 잘못도 ㅇㅇ 잘못도 아닌 기분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일할 때 뒷다리 잡는 기분이라
너도 짜증이 나겠지
근데 기분대로 대하면
사이가 깨지잖아
ㅇㅇ는 계속 기분대로 하는데
나는 계속 이성적으로만 생각이 드니까
자꾸 논리적으로 따지게 되고
ㅇㅇ는 또 상처받고
ㅇㅇ도 알 거야
자기가 억지 부리는 거
그래도 속상한 거야
알아서 더 걱정되는 거야
그냥 포기하려 드니까
그럼 그때는 내가 노력을 하든 뭘 하든 부질없잖아
이럴 때 이성적인 건 도움이 안돼
아르바이트 며칠 후면 끝나니까 그때
충분히 얘기하자 하고
지금 같이 못해서 너무너무 속상하다고 해
자꾸 시비 건다고 이성적으로 대처하지 말고
최대한 달래줘
끝을 내더라도 얼굴 보고 하는 거지...


그러고 보니

아내와 연애할 때

같은 이유로 싸웠던 적이 있다.


첫 직장에 들어가 한창 바쁜데

자주 못 본다며 투정하는 그녀가 야속했었다.


나중에 들었다.

그녀 가정사가 안 좋은 상황이었다는 걸.

그래서 다 파투 내고 싶었다는 걸.


사람 맘이 그래
세상 모든 거에 시비 걸고
가까운 사람을 할퀴고


아내와 난 결국 헤어졌다.

딱 일주일만.


어느 날 한 밤중에 팝송을 듣다

그녀가 너무 보고 싶어 집으로 달려갔으니...




일본을 오가는 크루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잠 못 드는 아들에게

그 팝송이 생각나 유튜브 영상을 찾아

함께 톡을 보냈다.


아빠 감성이야
가사 한번 들어 봐
힘내~


https://youtu.be/SAohR5ebYz0?si=sCD8ekCgV6CyKJBh

Hard to say I'm so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