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모두 시한부다

by 본드형

아침에 눈 뜨자마자 카톡이 계속 울린다.


요란한 이모티콘과 함께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온 생일 축하한다는 멘트들.


나이 오십 넘어 쑥스럽기도 하고

일일이 답을 하면서도 솔직히 큰 감흥은 없다.


또다시 울리는 카톡.


또 누구의 축하 메시지려니 했는데

이번엔 대학 동창 모친상을 알리는 부고장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답글들이

단체톡에 줄지어 달린다.


인류 역사상 한 번도 변하지 않는 진실.


누구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죽는다




<우리 영화>

요즘 열심히 챙겨 보는 드라마다.


한 때 꿈꾸던 영화 제작을 다루기도 하지만,

시한부의 사랑 이야기를 시한부 배우가 연기한다는

설정부터가 매력적이다.


다음 삶을 기약할 수 없는 여주인공 이름이

'다음'이라는 것도

참 희망적이고도 절망적이게 들린다.


끝이 보이는 사랑을 시작해도 되냐는

그녀의 대사 한마디가


죽음이 정해진 생을 태어나도 되냐는

우문처럼 떠오른 오늘.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모든 것에 감사하다는 한 시한부의 말처럼


하루를 소중히 살아야겠다고.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그리고

살면서 늘 반복되는 이 잊기 쉬운 다짐을

매년 생일 때마다 울리는 카톡처럼

알람 설정을 해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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