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가장 두려운 일
포기하려 해도, 그럴 수 없는 마음을 어느새 인정해 버렸음에도 난 아직 아프다.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운 마음은 아니다. 어쩌면 난 어느 때보다 즐거우니까.
다만 널 잊고 싶지가 않은 것이다. 내 마음이 다하기 전까지. 네가 날 증오해 마지못한 순간까지도 널 사랑해보고 싶은 것이다. 네가 나의 마음을 멋대로 결론짓고 모진 말로 날 모욕할 그 순간까지도 난 널 사랑해보고 싶은 것이다. 어느새 네가 돌아오지 않을까 싶은 순간까지도.
널 기다린다는 것이 아니다. 그저 기다려보고 싶다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널 사랑할 때 널 잊어버리지 않길. 너와의 좋은 일들 그저 간직하길. 너라는 사람을 잊지 않길 바라고 바랄 뿐.
내가 괴로운 순간은 네가 없는 순간이 아니다. 네가 없음이 익숙해진 순간. 사람은 숨을 쉬는 법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인데. 나는 숨 쉬는 걸 잊어버린 것보다 겁이 난다.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너의 부재가. 머리맡 홀로 남은 베개가 못내 서러운 것이다.
차라리 널 잃어버려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널 미워하여 잊고 싶다. 너의 기억처럼 내 기억에서도 잊힐 네가 두렵다. 찰나로 남아버릴 네가 두려운 것이다.
네가 돌아올 것이라는 덧없는 생각 속. 혹여나 네가 돌아올 때 내가 널 사랑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할 내가 두렵다. 너의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고 그 사람을 사랑할 내가 두렵다. 너의 존재는 그런 것이다.
사랑하고, 사랑하지 않을 이유 없을 사람.
또, 너 홀로 사랑하게 두지 않기를 바라고 바라본다.
혹여 네가 돌아올 순간에 널 사로잡을 마음을 남기고 널 사랑하고 있기를.
내 사랑이 다하기 전까지 널 잃어버리지 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