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세 - 5

Ep6

by 유월

"... 인기 많으시겠어요."
"자꾸 절 따라 하네요."
"배웠어요, 잘 따라 하나요?"
"잘하네요."

캡틴은 큼큼 목을 가다듬더니 또 빙긋 웃는다. 동그랗고 예쁜 눈이 반달처럼 접혀 잘생긴 얼굴이 더 돋보인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속눈썹이 아주 길고 예쁘다. 하얗고 말간 얼굴에, 날렵한 턱선. 어울리는 그 짙은 향수, 차분히 읊조리는 낮은 음성. 나는 캡틴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캡틴은 그런 내 부담스러운 시선을 느꼈을 텐데도, 차분히 눈을 맞추며 말을 걸어왔다.

"누가 먼저 말해줄까요."
"... 연장자 먼저?"
"치사하네요?"

캡틴은 괜히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짓고 익숙한 듯 주머니 속 사탕을 꺼내먹는다. 캡틴의 향수 사이로 포도사탕 향기가 스민다. 달그락 사탕 굴리는 소리, 귓가에 스치는 바람.

"인기야 뭐... 없다고 하긴 그렇죠."

캡틴다운 대답이었지만, 이내 나 역시 장난기가 발동해 캡틴의 눈을 빤히 바라보며 의문이 가득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캡틴은 지지 않고 여유롭게 눈을 맞춰 보인다.

"누구는 뭐, 여미새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
"켁, 켁..."

놀라서 숨이 막힌다. 사레가 들려 기침이 계속 난다. 캡틴이 스스로 그런 이야기를 할 줄은 정말 몰랐으니까.

"눈치 빠른 건 좋은 게 아니라고 했잖아요."

동그란 눈에 알 수 없는 어둠이 덮인다. 캡틴은 준이 자신을 시기하는 것을 알고 있는 것만 같았다. 상처받은 표정을 지을까 캡틴을 바라봤지만, 캡틴은 무표정할 뿐이다. 캡틴은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걸까.

"정아도, 뭐..."

컥컥 거리는 내 소리 사이로 치아에 사탕이 부닺치는 소리가 겹친다. 캡틴은 사탕을 빙글 돌리고 있을 뿐이었다. 대부분은 저런 이야기를 할 땐 상처받은 표정을 지어야 하지 않나. 캡틴은 여전히 무표정할 뿐이고. 나만 놀란 마음을 진정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 내 컥컥 거리는 소리가 잦아들자 캡틴이 다시 말을 이어온다.

"근데... 하나씩 교환해야 하는 거 아닌가?"
"어, 네?"
"이제 제가 들을 차례 같은데."

캡틴이 내 눈을 빤히 쳐다보고 조르듯이 말을 걸어왔고. 나는 놀란 마음을 진정하며 말을 고르고 골라 답해낸다.

"... 텃세? 뭐... 사실 뭐 때문인진 모르지만. 켁... 이것도 캡틴이 더 잘 알고 계실 것 같은데..."
"음, 정아는... 질투가 강하죠. 근데 이러면 뒷담인가?"

캡틴은 나를 부드럽게 응시한다. 그러곤 머리를 긁적이며 헛웃음을 지어 보인다. 그 미소 끝, 새끼손가락을 펴 내 눈앞에 흔들어 보인다.

"그러면 이거는 우리 둘만의 비밀? 사탕 동맹할까요, 우리?"


당황도 잠시,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다 큰 어른이 사탕을 먹으며, 동맹을 하자는 것이 웃겨서. 나는 하마터면 바로 손가락 걸어 약속을 할 뻔했으니까. 나 역시 웃으며 캡틴의 손가락을 향해 손가락을 펼쳤다.
그때 옥상 문이 크게 쿵쿵 울렸다.

"여기 누구 있어요?"

그 익숙한 목소리가 문을 두들기자, 나도 모르게 입을 움찔거린다. 캡틴은 내 앞에 흔들던 그 손을 검지만 펼쳐 자신의 입술 앞에 가져다 대며 작게 말한다.

"쉿, 비밀."

그러곤 허공에 갈피 잃은 내 손가락에 고리를 걸어 웃어 보인다.

"... 진짜 우리끼리 비밀."

짙은 향수의 향, 바라보는 캡틴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고. 맞닿은 새끼손가락. 두들기는 옥상의 소음은 심장을 울리게 쿵, 쿵.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