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
"캡틴은 알다가도 잘 모르겠어요."
쿵쿵 거리는 소음 사이 내 음성을 덧대어본다. 캡틴은 가까이 다가와 내 귀에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건, 저도 그래요."
캡틴을 바라보니 캡틴은 또 사람 좋은 미소로 웃고 있다. 캡틴은 참 웃음이 많다. 기어코 이번에도 씩 웃음을 짓고 마니까. 쿵쿵 거리는 소리가 들리지도 않는 듯 캡틴은 여유로워 보였으니까. 이내 옥상은 다시 고요해졌다. 쿵쿵 울림은 애초에 없던 것처럼. 소란스럽지 않았던 것처럼.
"사탕동맹 하는 거죠, 우리?"
"궁금해서 해야겠네요."
"절대 안 지네..."
캡틴은 입을 삐죽 내밀더니 덤덤하게 말을 내뱉는다.
"어느 쪽이 더 궁금해요? 정아? 아니면..."
"아니면?"
"아니면 뭐... 준?"
당황한 마음에 캡틴의 표정을 읽으려고 노력했지만, 캡틴은 무표정하게 내 시선을 응시할 뿐이다. 하나도 읽어낼 수 없는 무덤덤한 표정에 나는 마주친 눈에 어떤 감정도 실어낼 수 없었다.
"... 그럼, 준이 왜 날 싫어하는지부터?"
헛기침을 두 차례하고 멍하니 캡틴을 바라보자 캡틴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입꼬리를 올린다. 사탕을 와작 깨물고, 잘근잘근 씹어냈다. 단번에 씹어낸 사탕이 다 으스러져 목에 넘어갈 때까지 나는 숨 한번 제대로 쉬어내지 못했다.
"이번엔 잘 숨겼네요, 표정."
캡틴은 상처받지 않은 사람처럼 굴었지만. 목소리는 점차 낮게 깔리고 있었다. 나는 캡틴의 눈동자를 바라보았고, 캡틴은 처음으로 시선을 피했다.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익숙하니까."
"그런 거에 익숙해지면 안 돼요."
"근데, 남자친구잖아."
"... 아무리 제게 소중한 사람 이래도요. 그런 이유로 다른 사람을 상처 주면 안 되죠."
"그렇죠. 근데 어느 정도 수긍을 해서."
"그냥 그건 비방이었어요."
"전 그거까진 몰랐는데."
앞머리를 툭툭 털어 넘기고 웃는 캡틴의 표정을 여느 때와 같이 밝았지만. 나는 아무 대답을 못하고 캡틴의 표정을 살필 뿐이었다.
"장난, 장난."
"... 죄송해요."
"사과할 것도 아니죠. 저는 그리고 탓하려던 게 아니라. 얘기해주고 싶어서 그랬어요."
"그래도..."
"참 착하네요, 항상. 사실 정아도 그냥 미워해도 되잖아요. 이유 없는 악의니까."
"그냥 이해해보고 싶을 뿐이에요."
"걱정이네요, 착한 사람은 상처를 많이 받으니까."
캡틴은 내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았고, 나는 괜히 숨을 참아낸다. 캡틴의 눈동자는 내 모든 걸 아는 것만 같았다. 캡틴은 이내 슬쩍 웃음을 짓더니 귀에다 속삭였다.
"그래요? 동맹이니까 해주는 얘기인데... 정아랑 준이랑은..."
"네?"
예상치 못한 답변, 이번엔 반대로 캡틴의 나의 눈치를 살핀다. 갑자기 강하게 불어온 바람에 내 머리칼이 얼굴에 달라붙고. 캡틴은 그 한가닥을 조심히 넘겨내 웃는다.
"다, 놀랐어요?"
나는 준에게 이런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