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정말 몰랐나 보네요."
"네, 정아님이랑 준이 사촌지간이라는 건..."
캡틴은 준과 정아가 사촌지간이라는 말을 전하셨고, 나는 황당함에 되묻기를 반복했다. 사촌이라니, 그러고 보니 둘은 조금 닮은 듯 보이기도 했지만. 난 그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들은 적이 없었다.
"들은 적 없어요. 심지어 뷔페에서 같이 일한 다는 건..."
"준이 추천해 줬을 거예요, 정아."
"네?"
"추천 입사."
나한테 낙하산이라며 흉을 보던 그녀 역시, 준의 추천을 받아 들어왔다는 사실에 기가 차서 헛웃음이 나왔다. 5층에 입사하는 건 낙하산이고, 3층에 입사하면 추천 입사란 말인지. 나는 애초에 준이 추천해서 들어온 것도 아니고, 부장님 눈에 띄어서 채용된 것일 뿐인데. 화가 나서 표정이 조금 일그러짐을 느꼈다.
"억울하네요... 조금."
"조금?"
캡틴은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금 시선을 붙여온다. 그러곤 눈을 반달모양을 만들어 웃음을 흘린다. 내 짜증이 가득한 그 얼굴을 빤히 응시하면서.
"솔직하게 말해도 돼요. 짜증 난다고, 억울하다고."
나는 그 말에 솔직하게 답한다. 캡틴과 말하면 거짓 없이 모든 걸 솔직히 털어놓고 마니까.
"... 네, 화가 나요. 저한테 낙하산이라고 이야기하셨던 분이... 결국 그러면 본인도 낙하산인 건데..."
"솔직하니까 보기 좋네요. 정아가 그러는 거 아마..."
"아마?"
"제 탓도 없다곤 못하겠어요."
"왜요, 캡틴을 좋아하니까요?"
캡틴은 손을 꼼지락 하더니 목을 큼 가다듬는다. 강아지처럼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음, 슬픈 일이죠?"
이내 슬며시 웃어 보이는 캡틴의 표정에 나도 모르게 다시 웃음이 터진다. 캡틴은 늘 내 감정을 이해해 주되, 어느 순간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었으니까. 짜증이 났다가도 금방 웃음이 나게 된다.
"난 선 잘 지키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정아님요? 정아님도 다 아시지 않을까요. 곧 포기하시지 않을까..."
캡틴은 내 눈을 응시하고 조금 웃어 보인다. 캡틴은 그렇죠? 하고 되묻고 어린아이 같은 표정을 지어낸다. 그러다 이내 작게 읊조리는 음성.
"근데 역시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캡틴은 말을 마치곤 다시 나를 뚫어져라 응시한다. 나 역시 캡틴을 바라보고 웃어 보였다. 그냥 웃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캡틴의 머리칼이 바람에 예쁘게 날려서, 웃음이 예뻐서 그냥 나도 같이 웃어버렸다.
웃음이 멈춘 뒤 찰나의 정적, 그 정적을 깬 건 캡틴이었다.
"... 도와줄게요. 제가 그래도 캡틴이니까."
"항상 감사해요."
캡틴은 손을 들어 주먹으로 말아쥐더니 내게도 손을 올리라 재촉했다. 그 재촉에 서둘러 손을 말아 올리자 캡틴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퉁, 캡틴의 주먹과 내 주먹이 닿았고. 우린 같이 웃어 보였다.
"물론, 우린 동맹이니까."
캡틴은 왜인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지만. 나는 수줍은 미소를 흘렸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달달한 그런 동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