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 1

Ep9

by 유월

"그래도 몸이 좀 나아졌네."

열감이 오르는 것 같았지만, 다시금 침대에 누워 잠을 자니 열이 다 떨어진 듯보였다. 대신 으슬으슬 한기만 남아 몸이 조금 떨려올 뿐이었다.
준에겐 답장을 보냈다. 고맙다는 형식적인 연락이었다. 준에겐 곧바로 답장이 왔지만 나는 바로 답장하지 않았다.

- 몸은 괜찮아? 이번 주에 학교 올 수는 있겠어?

과민 반응은 아닐까 생각했다. 나는 아파도 학교에 빠져본 적이 없다. 준은 아플 때 곧잘 학교를 빠지곤 했지만. 나는 결석을 해본 적이 없었다. 하루 빠지면 진도를 못 맞추니까. 그게 준과 나의 차이겠지 생각했다.

"왜 이렇게 안 맞을까."

며칠이 지나면 곧 12월도 끝이 나고 성인이 된다. 나는 대학생이 될 것이고. 준은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는다. 나도 당장은 블리스 웨딩홀에서 계속 근무를 할 테지만 우리 둘이 얼마나 함께할 수 있을까. 지금의 괴리보다 더 심해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담임 선생님이... 결혼할 것도 아니지 않냐고 하셨었지."

마지막 입시 상담 때, 담임 선생님은 준에 대한 그런 말씀을 하셨다. '너와 방향이 다른 아이', 그렇기에 굳이 연애를 해야 하냐는 그런 말. 다른 선생님들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둘이 너무 다르지 않냐고, 오래 만날 순 있겠냐고. 그때는 웃어넘긴 말들이 왜 아프게 다가오는지.

준과는 2학년때부터 2년을 만났다. 내가 부장으로 있던 방과 후 과목에서 준을 만났고. 준이 SNS를 팔로우한 것을 계기로 가끔 이야기를 나눴다. 그 뒤로 우연한 계기로 몇 번 어울렸고, 우리는 자연스레 연인이 되었다. 다정한 준이 나쁘지 않았고, 준은 배려심이 좋았으니까. 야자 하던 나를 매번 기다려주었고. 시험날엔 유독 날 챙기기 바빴다. 그래 그런 준이었다.

무심코 책상 위 놓인 초콜릿들을 바라보니 한숨이 푹 나온다. 나는 어제도 쉽게 먹지 못했고, 그렇다고 저걸 그냥 두고 있을 위인도 되지 못한다. 왜 그때처럼 준이 준 간식들을 먹기가 힘든 건지. 나의 마음을 도통 모르겠다.

고민 끝, 준에게 답장을 보낸다. 학교를 마치고, 보자는 그런 말. 사실 아직도 결정하지 못한 그 말들.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