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긴 종이의 얼룩
그리움이란 사랑을 그려내는 일. 보이지 않은 사랑을 그려내는 일. 그러니 연인 사이엔 그려낼 수 없는 것이고. 헤어진 뒤에나 얼룩진 종이에 벅벅 그려대는 것이고. 마구 찢기고, 엉망인 조각을 사랑이라 믿어보는 것.
너를 떠난 날이 그랬고, 네가 날 떠난 날이 그랬고. 지나친 날들이 그랬고. 그래서 바랬고, 그렸던 것.
너를 사랑이라 부르긴 겁나는 것이고, 보이지 않는 마음이 무거워 그려낼 수 없던 것이고. 새 달력을 넘기기가 두려웠던 것이고. 무취의, 그 가난한 체취에 신음한 것이니까.
그리움을 그린다.
그리운 울음, 그려낸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