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1
'더러워? 누가. 누가 더러운데.'
욱하는 감정을 진정하려 애를 썼다. 더럽다는 말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고. 나는 그 말을 곱씹어봐야만 했다.
'부장님은 무슨 소린데...'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 내가 5층 큐알체크 업무를 맡은 것도, 3층의 바리스타 업무를 맡는 것도. 정아가 담배를 피우니 바리스타로 쓰지 않는 건가 떠올렸지만. 홀에도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많다. 왜 하필 굳이 나였는지. 나는 이 상황에서 무척이나 떳떳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엔 더러워 보이는 건지. 나도 이유를 모르니 대답할 수 없었고. 꾹 참아내야 했다.
'나도 부장님이 왜 나를 골랐는지는 도저히 모르겠단 말이야. 딸뻘? 빼다 박아?'
자기 입맛에 맞는 여자들을 자기 근처에 세운다는 건지. 근데 그걸 또 탓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멍한 기분이었다. 나는 그저 내 실력을 인정받아 3층으로 채용된 것이라고 떠올렸는데.
'어떤 말보다도 치욕스럽네. 정말.'
준은 나를 주시하며 카트에서 음식물들을 비워내길 반복할 뿐이고. 정아는 조소를 흘릴 뿐이었다. 그 속에 나는 모멸감에 손이 떨렸다.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이 아늑하고 편안한 이 공간을. 아까까지는 그렇게 잘 맞는다고 떠올린 공간이었는데. 갑자기 숨이 턱턱 막혀오니까.
캡틴을 불러 찾았으나, 캡틴이 보이지 않았고. 나는 준에게 말을 걸까 고민하다 끝내 자리에 멈춰 서길 반복했다. 얼굴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아 정말..."
그 모멸보다도 더 큰 굴욕.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평점심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때마침 캡틴이 보였고 나는 캡틴에게 조심스레 다가갔다.
"캡틴, 저 화장실 좀 빨리 다녀와도 괜찮을까요?"
"괜찮아요. 네, 근데... 괜, 찮아요?"
"네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화장실에 도착해, 차가운 물로 손을 벅벅 씻어내고. 거울 속에 비친 나를 바라본다. 조금은 자연스러워진 듯했던 화장이 다시금 거슬린다. 너는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