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묶을 수 없던 것
가끔가다 보면 미련 따위의 가벼운 마음이 아니라 전 애인들이 생각나고는 합니다. 아마 연초 감성일까요? 사실 되게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 생각들이에요. 풀린 신발끈을 보면 그렇게 전 애인 생각이 납니다. 평균보다 작은 키의 내 신발끈을 매번 주저앉아 묶어주던 전 애인. 애석하게도 그가 묶어준 왼쪽 신발끈은 아직도 풀린 적이 없는데. 왜 내가 묶은 오른쪽은 3일마다 한 번씩 풀리는지. 묶어주며 이렇게 하면 안 풀린다며 웃어주던 것이 생각나. 그 말을 귀담아듣고 방법이나 한 번 물어볼 것을. 후회가 됩니다. 가슴이 저릿하고 아픈 그런 마음이 아니라 그냥 풋 웃음이 나곤 해요. 나는 혼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그런 우스운 마음이죠. 나는 이별보단 홀로 서는 것이 가장 두렵습니다. 연애를 하려고 해도 혼자서도 잘 지내는. 혼자서도 외롭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나는 외로워서 연애를 하고 싶어 집니다. 홀로는 절대 묶을 수 없는 신발끈처럼. 홀로는 절대 풀 수 없을 것 같은 외로움이란 감정이 내게 가장 큰 과제가 되어버렸네요.
늘 언니들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애인이 없는 건 슬픈 게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애인이 없는 것이 서러운 것이라고. 좋아하는 사람도 없는데 외로운 마음에 연애를 덜컥 시작해 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요즘의 저는 그냥 슬픈 것 같기도 하고. 내 말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