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는 학생 - 3

Ep4

by 유월

"아뇨, 그런 건 아닌데."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표정 같은 건 금방 읽거든요."

캡틴은 손에 하얀 막대를 들고 있었다. 담배와 비슷한듯해 유심히 보자 캡틴은 또 웃음을 터트렸다.

"아, 저도 못 믿으시네요? 이거 사탕이에요. 담배 아니고."
"죄송해요, 담배인 줄 알고 "
"담배 싫어하는구나. 저도 싫어해요.
"그쵸, 몸에도 안 좋잖아요."
"사탕도 몸에 안 좋은데요?"

캡틴은 막대사탕을 우물우물하더니 또다시 주머니를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보니 주머니가 불룩해 보였다.

"캡틴도 은근 아이 같으시네요."
"왜요, 단 거 먹어서?"
"저한테 디저트 먹는다고 어리다고..."
"저도 아직 어리죠. 그러니까 사탕이나 먹는 거 아니겠어요? 먹어요, 5층 친구도 어리니까."

애처럼 보이는 이유는 아마 특유의 장난기 어린 말투 탓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것이 밉거나 싫진 않았다. 오히려 편하게 만드는 기분이 들었다.
캡틴 주머니 속 사탕이 우르르 쏟아질 듯했다. 캡틴은 두어 개를 잡아 빼 내게 건네었다. 딸기 사탕, 초코 사탕 내가 좋아하는 맛이었다.

"제가 좋아하는 맛이에요."
"저 잘 맞추죠? 그럴 것 같더라고."
"근데 왜 담배 안 피고, 사탕 드세요?"

캡틴은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캡틴이 움직일 때마다 짙은 향수 냄새가 코를 간지렸다.

"몸에 안 좋은 거 하고 싶은데. 담배는 비싸서?"
"네?"
"장난이죠, 그냥요. 담배는 피기 싫은데. 담배 안 피우면 휴게 시간도 안 주잖아. 담배 피우는 척 나가려구요."

캡틴과 대화는 늘 어딘가 통하지 않는 것 같아 의문이 들다가도. 결국은 웃음이 나오고 만다. 캡틴은 늘 대화를 특이하게 이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 안 피죠?"
"네? 저 아직 미성년자인데."
"요즘 애들 다 피던데. 그럼 쉬는 시간 못 받겠네요."

요즘애들이란 말에 괜히 신경이 쓰인다. 하기야 캡틴이면 준이 담배 피우는 것 정도야 알고 있을 것 같았다. 왜 지적하지 않느냐는 말이 목에 걸렸다가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캡틴은 다시금 머리를 툭툭 털어 넘기더니 웃어 보였다.

"원망하는구나. 애들 교육은 제 담당이 아니라. 저는 일만 잘하면 된다고 봐요. 지적해 봐야 사이만 나빠지고. 우린 서로 지적할 일은 없겠네요, 그쵸?"
"네, 그렇죠."
"아까 준 초코바는 먹었어요? 시간 없는데, 얼른 먹어요. 나도 사탕 먹게."

차가운 날씨 탓에 초코바는 딱딱하기 짝이 없고. 한 입이 깨어물자 달달함이 퍼진다. 초콜릿 향기에, 캡틴의 향수 냄새가 섞여 코에 닿았다. 무척 고급진 초콜릿을 먹는 기분이 들었다.

"일은 잘하던데, 힘들죠? 부장님도 이상하고."

초코바를 먹다 꾸역꾸역 삼키고 대답을 겨우 해낸다.

"어, 아... 네. 다들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
"무리하게 대답하지 마요. 부장님 이상한 거야 뭐... 다들 알죠."
"네..."

캡틴은 난간에 조용히 몸을 기대어 웃더니. 이내 다 먹은 사탕 막대를 껍질에 감싸 다시금 주머니에 넣었다. 그러더니 뒤이어 혀를 끌끌 찼다.

"저는요, 이해가 안 가더라구요? 담배를 저렇게 더럽게 버려대는 거. 별로."
"저도, 별로 좋겐 안 보여요."
"쓰레기를 왜 바닥에 버리는지."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자 캡틴은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장난기 가득한 표정이었다.

"쓰레기보다 담배 피우는 사람이 더 더럽다고 생각한 거 같은데, 맞죠?"
"네?"
"근데 전 담배가 나쁘다곤 생각 안 해요."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구겨지고 만다. 초코바를 제대로 씹지 못하고 캡틴을 바라보자 캡틴은 다시금 예쁜 미소를 흘겼다.

"표정 진짜 못 숨긴다. 진짜 어리네요. 나도 그랬으려나."

캡틴은 이내 생각에 잠긴 것처럼 보였다. 아까의 장난기 가득한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차분하고 낮은 음성으로 천천히 답했다.
찬 공기가 마구마구 볼을 때렸다. 셔츠자락이 펄럭이고, 캡틴은 대충 머리를 쓱 빗어 넘겼다.

"시간 아직 남았어요? 수다나 더 떨까요."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