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진 자리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니네

by 들풀

마음이 시끄러운 날이 있다.

그렇다고 그것을 마냥 티 낼 수는 없다.

그건 내 기준으로는 어른스럽지 못하고

미성숙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꾹꾹 눌러 담으면

내 속 어딘가가 상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이 진 자리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추억일까 아픔일까

함께 나눈 시간들에 대한 그리움일까

지키지 못한 말들에 대한 미안함일까


사랑이 뭔지 모르겠다.


어설프게 알겠는 건,

끝내 지키지 못한 것이라 하더라도

사랑이 아닌 게 아닌 것


마땅히 멀어져야 한다면,

멀어지는 것도 사랑이라는 것.


만나서 이별하기까지의 시간과

이별 뒤에 보내는 시간들도

둘의 이야기라는 것.


나는 여태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서로 꼭 잡고 있는 게 사랑인 줄

잘못 알아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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