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요 아니 없어요 그냥
나 빼고 다 있는 것 같은 취미. 한국에 있을 때는 집에서 혼자 음악 듣고 강아지랑 놀고 책 읽는 지인이 대다수였어서(지인 수 10명 이하) 취미를 찾아볼까 하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고 지냈다. 이곳에서는 취미가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락클라이밍, 발레, 그릇 만들기, 케이팝 아이돌 굿즈 모으기, 테니스, 셀프네일, 술 마시기 등등 심지어 내 남자친구도 취미가 있다. 농구하기. 주변을 조금만 살피면 저런 멋진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내가 이상한 건 아닌데 왜 내가 boring 한 사람이 된 것 같은지.
취미를 찾아보려고 친구랑 강아지랑 요가하는 Dogga에도 가보고 팔찌도 만들어보고 그릇 만들러도 가봤다. 물론 주체적으로 간 건 아니었고 친구등쌀에 혹은 친구 배출러파티에 가서 해본 적은 있다. 그러니까 약속이니까 가야만 해서. 근데 그 어떤 것도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하다못해 이젠 술도 받지 않아 정말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만난다던가 정말 어쩔 수 없을 때 마신다. 취미가 뭐예요? 술 마셔요 하는 차갑고도 멋진 그리고 진한 대답을 하지도 못한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글쓰기
청소하기
음악 듣기
친구들이랑 얘기하기
커피 마시기(하루 두 잔정도)
우리 집 고양이랑 놀기
캐나다 여름
식물 키우기(지금은 우리 집 고양이 입양 한 후로 싹 다 친구 주고 새로 들인 식물 하나만 있음)
인테리어디자인 플랜하기
플랜 전 persona 짜기
일하는 것
여기서 찾을 수 있는 취미
브런치
청소하기
청소하면서 음악 듣고 깨끗해진 집에서 브런치 쓰기
청소한 뒤 깨끗한 집에서 음악 들으면서 브런치 쓰다가 커피를 내리고 우리 집 고양이랑 교감하기
이거 되게 좋고 너무 마음이 넉넉해지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이런 것들인데 취미가 뭐예요 물어보면 고작 글쓰기예요 하는 재미없는 대답이 나온다. 내 동생은 나더러 반려동물 미용을 배워보라고 한다. 나는 동물을 좋아하지만 조금 멀리 떨어져 마음으로 좋아한다. 우리 집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니고선 헬렌켈러 같은 마음이 우러나와서 정말 마음이 촉촉하게 좋아지는 남의 집 강아지가 너무 예쁘고 고양이가 너무 예쁘고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사실 미용이 재밌게 들리기는 했지만 물론 사이드 잡으로 굉장히 훌륭할 것 같지만 진심 어린 교감을 해낼 수는 없을 것 같고 남의 애기들이 나 때문에 상처 입으면 내가 더 속상할 것 같아서 그 마음은 접었다.
다들 취미가 있으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