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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가 Sep 11. 2020

남동생이 생겼다

문경 소녀 일기 (5)


"음. 그러면 여기를 갔다가 저기를 가고, 그다음에 거기를 방문해 보자."


기획력과 추진력을 동시에 지닌, 문경 토박이 그를 만났다.



그늘이 적었던 오후 1시였지만, 후덥지근하지 않아 걷기 좋은 날씨였다.



경북 문경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부지런히 숙소를 벗어나 이곳 문경시 점촌동 모전공원에 왔다.



"형. 형. 저기 무대 위로 올라가 서 봐."


무대가 보일 때마다 그(이하 문경 동생)는 음악인 형에게 그 위에서 포즈를 취하길 권했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정겨운 그들의 모습을 본 나무들이 사락사락 나뭇잎을 움직이며 웃었다.



청년몰 등 점촌의 중심지라 볼 수 있는 문화의 거리로 이동해 본격적인 탐사를 시작했다.



옛날 건물들을 그대로 살려둔 건물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마음씨가 따뜻한 점촌을 만났다.



코로나 이전 버스킹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곳에서 잠시 눈을 감아 상상했다. 언젠가 울려 퍼질 누군가의 목소리를.



음악인 형이 잠깐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의 노래 목소리가 평소 목소리보다 흥겹고 '똥꼬발랄하다'고 표현하니, 그가 당황했다.


"똥꼬발랄이라는 표현은 저 강아지에게 해당되는 거지!"


?? 강아지: (어리둥절)  



다음 장소는 문경 시민이라면 많이 와 봤다는 카페. 2층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정직한 맛이 그대로 담아있는 팥빙수를 맛있게 먹었다.



저쪽 산 쪽에 고등학교가 있다는 문경 동생의 이야기도 듣고.



다 먹고 거리를 걸으며 문경의 다이소라는 곳을 스쳐 지나갔다.



한강 라면을 제일 먼저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2층 피시방과 문경 동생이 친구들과 자주 갔었다는 1층 음식점.


"저기서 친구들이랑 돈가스 많이 먹었어."

"맛있어?"  

"나쁘지 않았어."



"나쁘지 않았어"가 입에 붙은 문경 동생이 심야시간 청소년 출입금지법이 생기기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새벽까지 놀았다는 노래방도 소개(?)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뭔가 추억이다."



"누나, 저기 사진 찍기 좋은데 가볼래?"

"아니..(이제 그만..)"

"하하하"


정오에 만나 저녁 6시까지 재잘재잘 문경에 얽힌 자신의 추억을 공유하고, 새로운 곳을 탐방하듯 즐겨줬던 문경 동생.


문경에는 약돌 한우가 유명하다는데.. 힘들었을 텐데 내색 없었던, 일일 가이드를 자처해준 문경 동생에게 한우를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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