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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가 Sep 04. 2020

rough 한 것도 좋아

문경 소녀 일기 (2)

* rough: 표면이 고르지(매끄럽지) 않은; 달의 표면을 표현하기도 함



문경 터미널에 내렸다.

그리고 문경에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했다.





통성명도 하기 전에 내 앞으로 갓 내려 뜨끈한 오미자즙이 놓였다.

오자마자 선물이라니.

문경의 첫인상은 기관지를 원활하게 해주는 붉은 오미자즙처럼 내 안에 은근하게 스며들었다.





문경에서 레스토랑과 카페를 운영하시고, 또 우리들을 이끌어 가주실 대장님의 레스토랑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문경에서의 첫 끼니를 가졌다.

장 보고 온 일부 사람들이 요리를 기획하고 만들었다.





계란과 양파가 어우러진 계란국과 계란 프라이와 김가루가 다소곳이 얹어있는 김치볶음밥.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인심이 들게 하는 요리들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내가 문경에 오게 된 경유는 이러하다.

여행 홀릭이었던 나는 어느 날 취업 공고 대신 여행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했다.

검색 도중 달빛탐사대에 대해 알게 되었고, 모집의 문이 닫히기 전 심사숙고한 후에 지원했다.





"우리는 러프(rough)하니까요." 달빛탐사대에 대한 대화 도중 나온 말이다.


나는 그러한 rough 함에 이끌러 지원했다. 문경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내가 바라는 건, 나를 찾고 고수하는 것이었다. 문경이 달빛처럼 나라는 존재를 비춰주지 않을까 기대해볼 뿐이었다.





달의 표면이 거칠고 투박해도, 달에 대한 동경과 달빛이 여전히 아름다운 것처럼. 달이 여전히 미지의 탐구 대상인 것처럼 내 삶도 그러하기에.


서울 상경 이후 문경에 정착해 문경 소녀가 된 이의 첫 번째 목표는 달빛탐사대의 대원들과 잘 지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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