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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가 Feb 24. 2022

'서른, 아홉' 미조가 찬영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얼마 전 새로운 드라마가 방영되기 시작했다. JTBC의 '서른, 아홉'.


일부 스토리의 내용이 조금 충격적인 내용이긴 하나, 나는 이 마니아적인 내용이 드라마에 나와서, 그리고 배우 전미도가 그 역할을 맡아줘서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다.

세상엔 다양한 연애사가 존재하니까. 그리고 당사자만큼 당사자를 사랑하는 이들도 그 고민을 안고 가니까.








정찬영(전미도)의 연애사가 속상한 차미조(손예진). 미조의 표정을 보시라. 딱 봐도 '나 속상해'가 쓰여있다.





'그 여자보다 내가 먼저였어.'


이런 연애가 있긴 해? 미쳤나봐, 라고 수군거리는 시청자들도 있겠지만 현재 진행형 또는 과거에 그랬던 자신을 돌아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인생이란 그러하다. 내가 설마 이런 연애를 하겠어? 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그런 연애를 하고 있고, 순식간에 사랑이라는 늪에 빠져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기도 하니까.


'사랑, 그게 대체 뭐길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그래서 이러한 노래 제목과 가사가, 만들어진 걸까.  





찬영이를 그렇게 만든 그 사람을 욕하는 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 그게 너무 당연해서 답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미조와 찬영.





결국 맥주를 연거푸 마시며 결정을 내린 것에 자책을 하고, 후회하고 미련을 보이는 찬영. 그런 찬영을 안쓰럽게 또, 부드러운 눈빛으로 어루만져주는 미조.





만약 찬영이와 같은 친구가 옆에 있다면, 미조처럼 그냥 같이만 있어줘도 너무 좋을 것 같다. 뭐라고 해도 소용없다. 사실 찬영이는 알지만 안 하는 거다.


우리는 때론 친구의 바보 같은 선택과 결정에 때리고 싶고 욕도 나오기도 한다. 충고나 평판도 좋지만 그저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 자신을 돌보게 하는 힘. 바스러지는 마음을 붙잡아 둘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


미조가 찬영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단 하나. 마음을 비우고 그저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맥주를 마셔주는 것. 미조를 보며 그런 친구가 내 주변에 있나 둘러보다가 내가 미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한때 찬영이었으니까.






찬영이처럼 힘든 연애를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다. 다만, 미조 같은 친구를 옆에 두기를 바란다.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고 힘들게 하는,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을' 사랑하는 사람을 꼭 두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찬영이는 복이 많은 것 같다. 미조라는 친구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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