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일기 2단계 Day 8
하느님을 만나는 나만의 장소
<질문>
자연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나만의 장소가 있으신가요?
휴식 혹은 명상 혹은 경외심 등
나만의 장소가 가진 특별함을 알려주세요.
< 정관헌 안에서 바라본 덕수궁 >
어렸을 때부터 아빠와 고궁에 자주 갔었다. 어릴 적 그곳에서 아빠와 나눈 이야기들은 지금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사진을 보며 그때, 그곳 그리고 그 시절의 내가 기억나 저절로 행복해진다.
연애시절에 덕수궁- 서울시립미술관- 돌담길을 거쳐 쎄실 극장에서 옛 정동 mbc 건물까지 사계절을 고스란히 느끼며 걷고 또 걸었다. 많은 얘기를 나누며.
결혼 후엔 딸과 함께 셋이서, 가끔 딸과 둘이서 덕수궁에 자주 간다. 그곳에서 할아버지 얘기, 아빠와 연애하던 얘기, 그리고 지금 우리가 나누고 싶은 얘기를 맘껏 한다. 한참을 걷기도 하고 또 앉아서 오래도록 말없이 따로 또 같이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딸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할아버지를 엄마와 얘기하며 같은 공간 속에서 느낀다. 살아계셨으면 얼마나 많은 사랑을 주셨을지 대신 내가 그 마음을 전한다.
며칠 만에 나가면 휙휙 바뀌어 있는 도시 한 복판이지만 그곳에 자리한 고궁 속 나무 돌 연못 꽃들은 많은 사연을 품고 몇 백 년 동안 자리를 지킨다. 따로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간 곳은 아니지만 다녀오면 늘 사랑을 간직하고 저절로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게 된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늘 한결같은 사랑과 감사가 느껴지는 그곳. 시간이 흘러 내가 더 이상 없을 때가 오더라도 아빠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딸과 함께 나누었던 따뜻한 얘기들이 또 그 아이들의 마음속에 오래오래 전해지길 바란다.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축복했던
그 아름다운 기도처럼.
“저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사악을
당신 앞에서 살아가게 하신 하느님,
제가 사는 동안 지금까지
늘 저의 목자가 되어 주신 하느님,
저를 모든 불행에서 구해 주신 천사께서는
이 아이들에게 복을 내려 주소서
나의 이름과 내 조상 아브라함과 이사악의 이름이
이 아이들에게 살아 있으리라.
또한 이들이 세상에서 크게 불어나리라."
(창세 48, 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