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평온

by 청명

지난 일주일간 내 존재를 잊을 정도로 각성상태에 머물렀다. 아마 내가 늘 중대한 목표가 있고 시도 때도 없이 그 목표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에만 빠져있다면 늘 나의 존재를 잊고 살 것 같이 느껴졌다.


끝없이 쏟아지는 과업으로 내 존재를 자각하지 못하니 존재에 대한 고민의 스트레스가 없었다. 아이러니하게 이런 고민의 부재가 참 편안한 정서상태를 만들었다. 나는 내일 눈을 떠야 할 이유가 있고, 눈을 뜨면 다시 눈을 감기 전까지 끝내야 할 수많은 과업들이 날 기다린다. 일중독자들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그 평안함은 찰나의 질문을 뿌렸다. “그냥 이대로 살면 되지 않을까? “ 공허와 외로움에 오랜 시간을 보낸 지친 마음이 나를 유혹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이 잠깐의 평화는 말 그대로 잠깐이라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느꼈다. 나는 이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걸까? 평온함의 삶과는 거리가 먼 것일까?


남들과 같이 월급을 주는 직장과 따듯한 가정의 안락함이 결국에 나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말하는 것 같았다. 늘 내가 숨 쉬는 이유를 고민하고 찾아야 하는 강박에 빠져있는 듯 느꼈다. 그래서 근 일주일이 더 편암함을 주기도 했다.


급한 일들이 마무리가 되어간다. 나는 다시 내일 아침에 눈을 떠야 하는 이유, 다시 눈을 감기 전까지 이 시간을 소비할 수단과 방법들을 고민해야 한다. 어쩌면 인간이라는 동물의 평생 고민일지도 모르겠다. 이 고민이 형벌이 아닌 인생인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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