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됨, 채식

한강 ≪채식주의자≫를 읽고

by 이준서

인간됨 자격이 없는 것 같아
나는 집을 가지 않는다.


귀향은 언제, 어떻게.
그보다
돌아갈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먼저 물어야 한다.


인간됨 자격이 없는 것 같아
나는 채식을 한다.


욕망은 왜, 무엇을 위하여.

그보다

그것이 정당한지
먼저 물어야 한다.


'그것'을 생각하기 이전에
'그것이 그것이게끔 하는 이유'를 물어야 한다.


물음은 의심으로,
의심은 분열로.
분열은 '나'를 해체시킨다.


그렇게 해체되고, 해체된 나.

수억개의 원자가 된 나.

장소를 잃고, 대화를 잃고,

남은 것은 무의미한 공간, 포식.
남은 것 일반은 인간성의 상실.


그러나

나태함은 의미를 부여한다.

보편적인 사람은 나태하다.


나는 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는가?

나는 왜 나를 해체하려 드는가.

사랑을 하면 나태해지는가.

나태함은 불안을 집어 삼키는가.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나태해져야 하는가.


사랑을 하지 않는다면

육신은 한 줌의 흙으로

정신은 저 바다 속
물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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