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부끄러운 것이라 치부하는 것
맹목적인 믿음을 규범에 따르는 것이라 합리화하는 것
행위의 기저가 되는 욕망들을 단일한 인과로 종결짓는 것
'나쁘다'라는 이유로 판단을 유보하는 것
모든 것들이 무의식의 기능에 속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는 단순히 변명쯤으로 치부하게 된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주인공 서래가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라고 말하는 클립을 반복해서 봤다. 누군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려놓은게 계기가 됐다. 조금 T스럽지만 나쁜거 맞다. 하지만 서래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의 무의식을 최대한 표현하려 한 윤리의식 덕분일텐데, 문제는 말이 변명에서 그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변명뿐인 말로 가득찬 클립이 이상하게도 가슴을 울려 여러번 생각해봤는데, 대부분의 일상에서 위의 네 가지 변명들이 굉장히 잘 먹힌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말대신 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러한 변명을 기만적이고 윤리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진정한 윤리는 무엇일까 고민하다 보면 할 수 있는 말이 줄어들어 결국 침묵을 선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