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끝에 와있는 딸과의 식탁대화
지우가 밤 9시 30분에 들어와서 식탁에 앉아 연어샐러드를 꺼내 먹는다.
딸기와 키위도 먹는다.
비타민 c가 채워지며 기분도 상쾌하다.
고2 이제야 지우랑 식탁대화가 된다.
이우고 아이들과 세상 밖의 아이들은 얼굴빛이 다르다고 한다.
선한 아이들만 모아둔 것 같다고.
환경과 문화가 아이들을 지배한다.
우리는 사회적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어쩌다 나는 맹모처럼 아이들의 학교에 따라 집을 옮기고 있다.
대안학교를 선택한 나와 두 딸,
무엇에 대한 대안이었던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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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는 중2까지 사춘기의 어두운 동굴 속에 있었다.
앞머리는 길게 내려 눈은 보이지도 않고, 매일 같은 흰점퍼에
매일 똑같은 옷을 입어도 신경도 안 쓰고 다녔던 그 사춘기 시절
마늘을 먹고 동굴 속에서 나온 지우는 인간이 되었다.
그 시간을 기다려 준 엄마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실은 이렇게 얘기했다.
"날 방치해 줘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아."
지우를 믿었던 건 아닌 것 같아.
그런 너를 말없이 지켜보며 얼마나 맘 고생했게.
손톱을 찍어가며 새벽기도를 다녔던 그때,
너를 엄마에게 보내준 하나님에 대한 계획을 믿었지.
믿음이 없었다면.
딸이 이쁘다.
딸이 대견하다.
나만큼이나
열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