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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Jul 01. 2017

나는 엄마다. 63

이번주 목요일. 우여곡절 끝에 첫 문센 수업은 나름 성공적으로 끝내고 왔다.


다온이도 문센가야하는 걸 알았는지 오전 이유식을 아주 깔끔하게 먹어줘서


안 씻겨도 되서 체력을 비축하고 분유 기저귀 손수건 물티슈 혹시몰라 긴팔까지 챙기고


버스타러 고고씽. 그런데..버스정류장까지 가는길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문센 도착도 전에 버스 타기도 전에 이미 지쳐버렸..ㅜㅜ


그래도 버스에 자리도 많아 앉아갈 수 있었고 에어콘도 빵빵해서 땀을 식힐 수 있어서


한 숨 돌릴 수 있었다.


생에 첫 버스 타본 다온이. 사진은 표정이 안좋지만 버스가 출발하고 몇분 지나지 않아


긴장이 풀렸는지 이내 발장난을 통통쳤다.


문센이 있는 장소는 내가 학창시절 살았던 동네라 새삼 기분이 묘했다.


졸업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나 문센이 있는 마트에 도착.


다행히 마트가 정류장에 내리자마자 딱 보여서 금방 찾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나 뿐만 아니라 다온이도 이미 지쳤다는 것.


나는 다 큰 성인이고 다온이 엄마니까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 다온이 9키로에 짐가방까지 앞뒤로 매고


버스타고 와서 진짜 기절할것만 같았다 사실은) 버틴다 쳐도 다온이는 몰려오는 피곤함에


어찌할 줄을 몰라서 교실 바닥에 내려놓자마자 징징대기 시작.


그래서 안고 있었는데 한명 한명 애기엄마들이 애기와 들어오니 다행히 관심을 보여서


칭얼거림이 없어졌다.

그 놈의 초상권때문에 사진이 산만하구먼.

다른 엄마들은 다 아는 사이같아 보였다. 선생님도 우리 다온이랑 같이간 언니의 아들 말고는


다 아는 것 같이 보여서 수업시작전까지 너무 뻘쭘했다. ㅜㅜ


하지만, 수업 시작하고나니 그런건 다 필요없이..ㅋㅋ 난 마냥 다 신기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다온이도 또래 아이들도 처음보고 이런 수업도 처음 받아봐서 그런지


어안이 벙벙한듯 했지만 곧 수업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ㅋㅋㅋ사진은 역시나 표정이 안좋지만.. 신나했다.


준비율동하고 인형이랑 인사하고 마사지할때까지는 좀 굳어있었는데


똑딱카드라고 모두가 조용한 상태에서 선생님만 그림낱말카드를 넘겨가며


읽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초 집중하던 홍다온양. 나는 그런 다온이를 보느라


사진한장 찍지 못했지만 집에서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다온이랑 근처 문구점 가서 두꺼운 보드지 사다가 간단한 단어를 써서


한번 해봐야겠다.


그 다음은 비누방울 놀이. 선생님이 돌아다니면서 애들에게 일일이 다 불어주었는데


처음에 다온이는 이게 뭐지? 하는듯한 표정을 하다가 선생님이 다시 불어주니까


손으로 잡으려고 하는데 너무 귀여웠다. ㅋㅋㅋㅋㅋ


선생님이 애들 안아서 잡게 해보라고 해서 의욕넘친 다온애미. 애를 번쩍안아서


비누방울을 열심히 따라다니니 다온이도 잡으려고 해서 신났더란다.


근데 알고보니..ㅋㅋㅋㅋㅋ나만 서있었다는. 푸하하하..


초짜티 팍팍 냈더란다 ㅜㅜ 그래도 뭐, 내 새끼가 즐겁다면 나는 언제라도 똑같이 할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무당벌레 탬버린 시간! ㅋㅋㅋㅋ


하..이 애미가 잠시 잊고 있었던 사실. ㅋㅋ 다온이는 초초초초 구강기라는 것. ㅋㅋ


탬버린 받자마자 입으로 직행 ㅜㅜ ㅋㅋㅋㅋ


선생님은 앞에서 탬버린으로 아기 발 손에 톡톡 쳐주거나 아이가 손으로 톡톡 쳐볼수 있게 하라는데


이건 뭐 이미 무당벌레 머리는 이미 다온이 입에 들어간 상태라 불가..ㅋㅋ


그래서 이 애미는 다온이에게 스트레스 주기 싫어서 내버려 두었더니 옆에 같이 간 아들 엄마가


다온이한테 맛있냐고..ㅋㅋㅋㅋㅋㅋ


그치만 이 애미가, 여기까지 왔는데 물고 빨다가만 갈 수는 없지!


다온이가 잠시 입에서 뺐을때 쏙 뺏어서 발에도 허벅지에도 톡톡톡 두드려 주었다. ㅋㅋ


그러나 별로 신기해하지 않았던 다온이. 왜냐면..평소에 집에서도 이 애미가 부채나 딸랑이로


몸 여기저기 톡톡 쳐주니..그저 처음보는 물건이라 입에 넣고 싶어 안달안달.


간신히 ㅋㅋㅋ 또 쏙 뺏어서 내 손위에 올려놓으니 자기손으로 톡톡 몇번 쳤다. 평소 내 손을 짝짝


소리나게 친것처럼. 나름 클리어.


그 다음은 메인 프로그램 부직포나무에 꽃잎 나뭇잎 떨어트려보기.


처음엔 부직포 나무를 주고 까꿍놀이를 해보라는데..다온이가 혼자 앉을 수가 없으니..


선생님이 오셔서 대신 까꿍 놀이를 해주는데, 세상에 다온이가 처음보는 사람에게


정말 환한 미소를 지어주는 것이 아닌가! 이놈지지배. 그래서 선생님 가시고


혼자 앉혀놓고.. 내가 해보니 해봤는데 혼자 앉은게 힘들었는지 이런 미소를 지었다.


이 사진은 집에서 찍은거다. 예시사진.

흠. 그래서 오늘 다시 눕혀놓고 까꿍놀이하니까 꺄르르 소리내며 웃었다. ㅋㅋ


그래서 괜히 섭섭했던 마음은 털어내기로. 소심한 애미.


그러고나서 본격적으로 부직포나무에 꽃잎 나뭇잎을 붙이고 다온이보고


떼어보라고 했으나 어리둥절하기만 한 다온이는 가만히 있어서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그냥 원색의 꽃잎과 나뭇잎을 손에 들고 다온이보고


"다온아 이거 잡아봐~"라고 하고 다온이가 손을뻗어 잡으면 폭풍칭찬을 해주었다.


물론 그 다음에는 다 입으로 가지고 가서 침범벅을 해놓는 바람에 좀 눈치가 보였지만


뭐 애들이 다 구강기가 안끝나서 입으로 가져가서 그나마 한걱정 놓았다.ㅋㅋ


그 다음에는 부직포나무에 꽃잎과 나뭇잎을 최대한 많이 붙여놓고


엄마가 바람을 불어 떨어트려 주거나 아가가 손으로 나무를 잡고


떨어트리게 하라는데, 문득 든 생각이 다온이가 평소에 발을 쉴새없이 흔드니까


발로 떨어트리게 해보자는 거였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붙여놓고 다온이 발 가까이에 나무를 갔다놓으니


아니나 다를까 다온이 발장난에 우르르르..ㅋㅋ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하던 다온이도 몇번 반복하니 은근히 좋아하는듯했다.


나는 보았다. ㅋㅋ 다온이의 입꼬리가 올라가고 광대가 승천하는 것을.


물론 집에서처럼 꺄르르르 소리내며 웃진 않았지만. 그 씩~웃는 웃음을 ㅋㅋ


조금 더 하고 싶었는데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새삼느낀건 옆에 아가는 침을 엄청 흘리던데 다온이는 지금껏 침을 흘려본적이 없다.


요즘 뚜레질(투레질)에 재미가 들려서 침을 막 뿌우우우우 하면서 뿜기는 하지만


그건 자기가 그러고 노는거고 침을 흘린적은 한번도 없다. 참 여러가지로 기특한 내딸.


그치만 40분이 너무 피곤했는지 끝나고는 아기띠싫다고 찡찡대서 남편 불러서


집에왔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ㅎㅎ


힙씨트를 사야하나..


장마가 시작된 오늘. 비가 오면 오고가기가 너무 힘든데 걱정이다 ㅜㅜ


그래도 나는 엄마니까 열심히 다녀야지!

영특한 홍다온. 정면보고 자다가 뒷통수 땀차면 옆으로 자고 팔아프면 다시 대자로 자고 참.ㅋㅋㅋㅋ


이유식천사 다시 강림하셔서 다 먹고나서 새침한 표정. ㅋㅋ


사랑한다 홍다온. 다음주도 문센 잘 다녀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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