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임산부다. 14

배고픔 그리고 애정결핍

by JA

배고픔.

그리고 바로 찾아오는 불안함.


임산부가 되기 전에도

원래 나는 배고픔을 잘 참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배가 고프면 짜증이 나거나 우울했고

극도로 예민해지곤 했는데

임신을 하고나니 이제 불안하고 괴롭다.


아니, 늘 배가 고플까 말까 전전긍긍 하느라 불안하고

배가 고프기 시작하면 괴로워진다.

대체 이 증상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아침에 나는 콘프라이트 한 줌을 우유에 타먹고

나온다. 그러면 출근하고 한시간 후 어마어마한 허기에

미리 준비한 방울토마토를 한 10개도 넘게 먹는다.

그렇다고 배고픔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그래도 간신히 버텨 점심시간.

보통은 김밥 한줄에서 한줄반을 먹는데 텍도 없음을 느끼고

오늘은 과감히 혼자 떡볶이집으로 향했다.


떡볶이 1인분과 오뎅튀김 6개를 다 먹고도

5시를 향해 시계바늘이 달리자 배고픔에 몸부림을 쳤다.

꼬르륵 꼬르륵.. 남편을 기다리는 지금도 너무 배가 고프다 ㅜ ㅜ


컨디션도 안 좋은데 배도 고프고 정말 우울이 끝을 달린다.

정말 아침 점심 저녁만 생각한다면 당장이라도

휴직하고 집에 들어 앉고 싶다.


사실 일을 하는게 출퇴근만 할뿐이지 딱히 보람과 의미가

나에게는 없게때문에 집에서 살림만 해도 .. 뭐랄까.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중요한건 물리적으로만 배고픈게 아니라

나는 외롭다. 전 근무지처럼 누군가랑 사이가 엄청나빠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도 아닌데 뭐랄까.


정서적 교감이 없다랄까.

어쩌면 점심을 혼자먹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남편이 나를 위해 엄청난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출퇴근을 해줘서 내 정신이 버텨주고는 있지만

어제는 문득 잠들기전에 오늘 또 혼자서

모든것들을 감수해야한다는 사실이 너무 두려웠다.


사람도 일도 언제나 버거웠지만

이제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

힘들어진걸까. 그래도 가끔은 ..

출근해서 일을 하면 시간도 잘 가고

뭐라도 하고 월급도 받고 언젠가는 승진도 하니

집에서 노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주 잠시 스쳐가는.. 망상이었나보다.


언제까지 이런 힘든 시간이 이어질까.

심신이 다 굶주린 상황들이.


누가 매일매일 메뉴를 바꿔서

한시간에 한번씩 먹을 수 있는 간식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


그리고 누군가 매일매일 곁에서

정말 친밀함으로 나와 함께해줬으면 좋겠다.

오랜 기다림 없이.


다시 공부를 해서 일행직으로 넘어갈까.

힘들겠지. 청주에 딱 붙으면 좋을텐데.

휴직하면 정말 공부를 다시 해볼까.

만감이 교차한다.


남편은 언제올까.

내일 폭우가 쏟아져 모든 기관의 업무가 마비되어

출근을 안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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