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임산부다. 20

악몽 그리고 트라우마

by JA

감싸줘야한다.


어린시절, 학창시절,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도


사람에게 받은 지독한 상처가 있는 사람들은..


상처를 받아온 세월만큼 시간이 부지런히 흘러도


그 상처는 답답할만큼 더디게 아물기 때문에 더 많이 기다려주고 감싸줘야한다.


흔히 사랑을 하다가 깨어지면 사랑했던 시간의 두배는 흘러야 그 상처가


아문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건 일대일로 서로 마음을 주다가 서로에게 받은 상처이지만


나같은 경우는 다수의 동급생들에게 학창시절 내내 외면과 조롱을 받아왔기 때문에


정말 상처를 받아온 세월을 초과한 시간이 흘렀지만 도통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일요일 아침. 주말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마음이 편하고 행복한 그 아침에


남편이 옆에서 든든하게 안아주고 있었는데도 눈물을 뚝뚝 흘리며 깨어나서도


한동안 또 울음을 그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전날 막무가내 운전자와의 부딪힘이 마음이 무거웠을까.


꿈속에서 나는 또다시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었고, 수많은 동급생이 왁자지껄 떠들며


밥을 먹고있는 급식실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밥을 먹는데 맞은편에는


내가 지금 친하게 지내고 있는 직장동료 얼굴이 보였고 나는 꿈에서 조차


[같이 먹어줄거 아니면 쳐다보지 마요!]라고 소리내 말하지 못했다.


급식실에서 나온 나는 교실로 들어가지 못하고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과 함께


운동장 미끄럼틀 위로 올라갔는데 그 다음 시간이 음악이었다.


나 혼자 덩그러니 앉아있는데 갑자기 우리반 창문이 열리면서 동급생들이


날 보며 단체로 거기서 뭐하느냐 당장 들어와라 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갑자기 날 잡으러 온다고 하는데 미끄럼틀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나는 겁에질려 봉을 잡고있다가 잠에서 깼다. 정말 두려웠다..


잠에서 깨서는 내 자신이 안쓰럽고 불쌍했다가 우리 다온이도 엄마의 깊은


트라우마를 본것 같아서 괜히 더 서글퍼지고.. 슬퍼졌다.


이런 이유로 나는 .. 정말 우리 다온이가 사람 좋아하고 잘 어울리고 친구 많은 아이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솔직히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예체능도 잘하는


정말 이상적인 아이로 자라기를 안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무엇보다 밝고 긍정적이고 사교성이 강한 아이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크다.


애정이 결핍되어있지않고.. 사람을 불편해하지 않는..


그런 사람.. 그래서 사람들 말투, 눈빛, 표정, 행동 하나하나에 너무 신경쓰느라


힘겹지 않기를 .. 간절히 바란다.


요즘은 솔직히 체력이 심히 고갈되고 출근하기가 너무 싫은거 빼고는


괜찮은데.. 왜 이런 악몽을 꾼걸까. 언제까지 시다릴까..


답답하고 체념섞인 후덥지근한 오늘. 지긋지긋한 월요일.


오늘은 꿈자리가 좀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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