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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Oct 06. 2019

나는 두아이의 엄마다. 14

이건 자랑이 맞다.


어딜가나 다온이는 말잘한다고, 단순히 말을 잘한다고가 아니라

언어능력이 뛰어나다고 문장력이 대단하다고 34-5개월이 구사할 단어가

아니라고 칭찬을 받는다.

(예를 들면 아빠가 내가 퇴원 후 맥주한잔 마시겠다고 하니

"엄마가 아픈데 왠 술이여"라던가

아빠가 택배를 엄한곳으로 보냈다고 하니

"그러니 주소를 똑바로 쳤어야지"라던가)


또한, 애가 자신감이 넘친다고 나중에 공부잘하겠다고

기억력이 장난아니라는 감탄도 수시로 아주 수시로 받는다.

(아이가 책속 문장을 실생활에 이용해서 그렇다. 예를 들면 원하는걸 안해주면

"엄마 나는 엄마가 사탕을 안사줘서 시무룩해졌어요."

"이건 엄마를 사랑하는 내 마음이야")


애기 키우면서 이정도 칭찬 안받아본 엄마가 어디있겠냐고 한다면

할말이 없겠지만, 정말 단 한번도 안빼놓고 아이가 말만 꺼내면

기본적으로 주위 사람들이 놀라고 같은말을 반복하면 진짜 나도 모르게

대한민국엄마라면 다 겪는다는 내 아이 천재병에 걸릴것만 같다.


하지만, 난 아직 안걸렸다. ㅋㅋㅋㅋㅋ

왜냐면 내가 그 주인공이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


우리 엄마의 말에 의하면 나는 세돌에 한글과 영어알파벳을

다 읽어냈다고 한다. 하지만 난 천재가 아니고, 천재 발끝에도 못미친다.


당연히 나도 우리딸이 천재였으면 좋겠지만 그건 단지 나의 바람일뿐

헛된 기대를 갖지 않겠다고, 그 기대로 인해 내 딸이 괜한 부담감을 갖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오늘은 다온이랑 영실업 특집 문화센터를 세개나 뛰고 왔다.

콩순이 사탕가게 체험전을 마치고 선물받은 비눗방울로 열심히 놀고.

난 대형콩순이랑 찍은 사진에서 내가 살이 많이 빠지긴 했구나. 하고 느꼈다.


만삭때 67키로에서 다온이 한명이 빠져나갔으니.ㅋㅋㅋㅋㅋ턱선이 돌아왔어, ㅋㅋㅋㅋ


그리고 그 다음은 쥬쥬 퍼레이드.

쥬쥬의 첫 장난감은 쥬쥬의 네일아트 화장대.

음? 별로였다. 이미 집에 시크릿쥬쥬 화장가방이 있었던(지금은 덕지덕지 발라서 다 씀)

다온이 반응도 별로. 그나마 선물 받은 네일 스티커중에 반짝이는게 있어서

목걸이 만든다고 덕지덕지 붙이느라 신중에 신중을 기했는데 진행하시는 선생님께서

두드러기 안날까 엄청 걱정하셨으나 이상 무.

다온이는 진짜 피부는 타고남.


그나저나 진행하시는분 다온이가 계속 발표하고

앞에서 애교웃음 발사해서 자기가 녹아버릴것 같다며 자꾸 다온이옆에서 왔다갔다하시며

이것저것 말씀하시고 하셔서 나중엔 다온이가 부담스러워함.ㅋㅋㅋㅋㅋ


두번째는 쥬쥬의 미용실? 헤어샵이랬나.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

여튼 엄청 적극적이었음. 머리감겨주는것도 평소 내가 감겨주는대로 물뿌리고

샴푸하고 보글보글 그리고 행구고. 말려주고ㅋㅋㅋㅋㅋ삔꼽고 난리난리ㅋㅋㅋ

재밌었다. 요거 하나만 다온이가 사달라고 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모든 프로그램마다

마지막엔 선물을 줘서 관심돌리기 딱 좋음. 그러고보니 아이린삔 받은거 맘에 들었는데

어디갔나 모르겠네. 찾아봐야겠다.ㅋㅋㅋㅋㅋ


아효..우여곡절끝에 마치 다온이가 주인공인냥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세개의 프로그램을 마치고 장을 보러 내려갔는데 세상에 이것저것 잔뜩 샀는데

다온이가 잠들었다!


분명 점심을 못먹어서 마지막 문센 끝나고 감자튀김 먹을때만해도 이렇게 눈이 똘망똘망했는데..

그래서 어쩔수없이 아빠소환.


애미의 계획은 장보고 택시타고 집에가서 다온이 낮잠자는동안 나도 자고

오늘은 나의 어머니께서 손녀를 데리고 가시는 날이었기에,ㅋㅋㅋ

엄마 오면 다온이 인계하고 불토를 보내는거였는데,

낮잠은 무슨 이 애미가 차마 이 꽃같은 딸을 카트에 재울 수가 없어

안고있었더니 진짜 발목이 너무 아파서 다온이를 흔들어 깨움 ㅜㅜ

결국 정신차린 다온이는 집에와서 놀다가 책을 15권이나 읽고 할미집에 갔다.


나는 낮잠도 안잤는데 왜 이러고 있나..

내일 힘들겠군..ㅋㅋ


우리 라온이는 여전히 미소천사다.

얼마나 잘 웃냐면 눈만 마주쳐도 웃고, 까꿍한번이면 웃고,

사진찍으려고 카메라 들이대면 알아서 웃는다. 눈웃음 싸악~

보는 사람들마다 다 진짜 녹여버린다ㅡ녹여버려.ㅋㅋ


물론 그렇다고 혼자서 막 웃는건 아니고 울기도 잘한다.ㅋㅋㅋ

그냥 사람과의 교감을 잘한다고나 할까.ㅋㅋ


우리 라온이 살인미소 대 방출.

물론 뭔가 볼게 많으면 이렇게 진지하게 보기도 한다.

귀요미. 이제 뒹굴뒹굴도 하고 앞으로 나가는건 일도 아니다.

배밀이 장난아님.ㅋㅋ

어쩜 누우면 누나랑 이렇게 닮았을까.ㅋㅋㅋㅋㅋㅋㅋ

앉는순간 다른얼굴! 저 발 야무지게 모은거 보삼..ㅋㅋㅋㅋㅋㅋㅋ아 정말 치명적인 매력.

이 녀석이 너무너무 정말 예쁘다.


다온이를 키울때는 정말 매 시간 분단위로 뭘 해줘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서

책도 엄청 읽어주고 노래도 엄청 불러주고 문센도 다니고 뭐 촉감놀이에 뭐에

난리도 아니었는데 라온이는 마음편하게 책 읽어주고 싶을때 읽어주고(그러나 한권을 못읽음 뒤집어버려서 ㅋㅋ) 노래고 불러주고 싶을때 불러줘서 ㅋㅋㅋㅋ정말 편하다.


그래도 아이는 남들보다 빠르게 뒤집고 앞으로 나가고 잘 웃고 밤에 6-8시간씩 통잠도 잘자고

옹알이도 정말 장난아니고 고개도 가누고 아주 잘큰다. 순하고 사랑스럽게.


그래서 한편 죄책감을 느낀다.

내가 이렇게 행복하게 육아를 해서(남편이 일찍일찍 들어오는것도 물론 큰 영향을 미침)

라온이가 이렇게 잘 웃는게 아닐까. 다온이때도 마음을 조금 내려놓을것을.

물론 독박이었던것도 내 예민하고 늘 불안하고 초초하고 울던 육아의 이유가 되었지만

스스로 너무 강박에 갇혀 많은걸 해주려고 했었던..정말 짠했던 시간.


다온이한테도 앞으로 책 빼고는 조금 내려놓고 대해야겠다.

아이기 자랄수록 영어니 예체능이니 어쩌구저쩌구 창의력이니 얼씨구절씨구 정말

나를 심란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애초에 책밖에 몰랐던 나의 초심으로 돌아가

6살까지는 자유롭게 키워야겠다. 자유롭게. 라온이도 마찬가지로.


행복해야하니까. 내가 사랑하는 남편과 자녀들과.


진짜 요즘이 가장 좋은것 같다.

가끔 화가 치밀어올라 주체가 안될때도 있지만 다 지나가는 순간들이니

내가 요즘 읽는 책에 나오는것처럼 나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다온라온애미 파이팅!


마지막으로 아까 언급한 엄마가 아픈데 왠 술이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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