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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Jul 07. 2020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29

눈물을 글썽이는 아이를 뒤로하고 나서는 출근길은 늘 마음이 무겁다.

아이는 늘 같은 일상이어도 엄마아빠랑 집에 있는것이 좋은것일까.

그런데 딱히 그런것 같지는 않은데, 내가 이런말을 하는 이유는

라온이가 어린이집 입소하기 전에 갑자기 코로나가 심해져서

적응기간도 멈추고 다온이도 긴급돌봄이 있었지만 어차피 내가 휴직중이라

둘다 집에 데리고 있었던 날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그 2주간의 시간이 남아있을까.

나에게는 너무 화를 많이내서 미안하고 정말 한시도 쉴 수 없어

지치고 지쳤던 날들로 남아있는데.

아이의 마음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아이도 내 마음을 모르겠지.


저번주말은 라온이 태어나고 정말 처음으로 우리 가족끼리

나들이를 다녀왔다. 라온이가 벌써 14개월인데 .. 첫 나들이라니.

코로나가 진짜 무섭긴하다. 나들이 장소는 대천보령에 위치한

바둑이네 동물원.


사실 이런곳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지인중에 한명이 몇주전에

다녀왔다고 한것이 기억나서 집에서만 맴맴도는 애들을 보다가

즉흥적으로 출발했다.


원래 세종에 있었다는데 왜 대천까지 이사를 갔는지

가는 여정만으로도 살짝 지쳤다, 아이들은 차에서 한숨 푹 자기.


도착해서 밥 든든히 먹고.

바둑이네 동물원은 보령개화공원 안에 있는데, 그래서 입장료를 두번내야한다.

개화공원 입장료 바둑이네 동물원 입장료. 이건 좀 아닌듯.

우리는 개화공원은 보지도 않았는데..., 아마 입장료때문에 바둑이네는 다시 오진 않을듯하다.

야외 동물원은 여기 말고도 많고 우리동네에서 보령이 가까운것도 아니니까

별로 메리트가 없는듯. 그래도 개화공원 허브랜드근처에 있는 성주골식당인가..

식당하나 있는데 여기는 강추! 가격도 착하고(해물라면 5,000원 칼국수 6,000원)

사장님이 애기들을 예뻐해주시고 또래 아이가 있으신지 라온이가 다쳤는데

리도맥스도 빌려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개화공원가는 분들은 다 허브랜드에 있는 저 식당으로 가면 좋겠다.ㅎㅎㅎ


본격적인 동물원 탐험 시작. 일단 입장료는 1인당 7천원으로 저렴하지는 않다.

그래도 일반키즈카페도 돌 이후로는 다 입장료 받는데 여기는 24개월 이하는 안받아서

그마나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하나 입장료에 당근과 배추가 포함되어있어서

따로 채식동물 먹이는 안사도 되서 그것도 맘에 들었다..물론 강아지 먹이(?) 간식은 사야했지만.


동물원이 너무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다온이는 동물들에게 처음에는 다가가지 못했다.

다온이 어렸을때 미세먼지때문에 야외는 못가도 전국 실내동물원은 다 섭렵했었는데

라온이 임신하고 만삭까지 일하느라, 태어나서는 더위와 코로나때문에 통 바깥을 나가지 못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지만 정말 안타까웠다. 나쁜 코로나 얼릉 물러가라..ㅜㅜ


라온이는 대체적으로 동물들 가까이 가는것을 싫어했다.

일단 처음이기도 했고 멀리서는 보기도 하고 자기만의 언어로 (어우오우아우아아아아아)

대화(?)도 하는것 같은데 같이 먹이주자고 가까이가면...아주 오만상오만상.

평소 겁이 없어서 흔들말도 서서타는 홍라온이의 색다른 모습 발견! 귀요미..

미간까지 찌푸리면서 인상쓰는게 어찌나 웃기고 귀여운지 ㅋㅋㅋㅋㅋ


그래도 무서워만 할 라온이가 아니다. 과감하게 집게에 배추 야무지게 집어서 줘보려고 다가갔다가

동물들이 고개 쑥 내밀고 다가오면 또 무서워서 뒷걸음질...ㅋㅋㅋㅋㅋㅋㅋ무한반복..ㅋㅋㅋㅋㅋ

아.. 이 귀염둥이를 어찌할까. 라온이는 맞는 마스크가 없어서 면마스크 씌웠다가 침범벅이 되었다.

쓰고있으면 얼굴피부가 무를것 같아서 벗겨놓았는데, 요새 코로나가 다시 심해지는것 같아서

베이비용 마스크를 좀 비싸도 사놔야할지 고민이다...


다온이는 확실히 큰게 느껴진다. 처음에만 무서워하고 나중에는 알아서 척척척.

다람쥐 먹이는 천원주고 해바라기씨를 산것인데 이게 조준하기가 힘들어서

다람쥐가 착! 하고 잡지않으면 울타리 안에 떨어트리기 일쑤.절반은 주고 절반은

땅에 버려진듯 하다. 패럿이랑 악수도 하고. ㅋㅋ

바둑이네 동물원의 하이라이트. 강아지들 우리에 가는길에 오리우리가 있었는데

어찌나 시끄러운지. 오죽하면 라온이가 인상인상인상을 쓰고 쳐다보고 있었다.

진짜 심기불편해보기는 얼굴.ㅋㅋㅋ근데 정말 눈에 거슬리에 시끄럽긴 했다.

이 표정만담꾼 ㅋㅋㅋ어쩜 미간이 이렇게 맛깔나게 찌푸려지는걸까 ㅋㅋㅋㅋ

바둑이네 동물원에 왔으니 사진한방 찍어야지. 그런데 사진찍을때마다 느끼는것인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내 얼굴이 바뀐 느낌이다. 아니면 살이 빠지면서 얼굴살도 많이 빠져서 그런걸까.

얼굴에 눈코입이 큼직큼직한데 안이쁜느낌이랄까. 항상보는 얼굴인데 적응이 안된다.

드디어 강아지우리. 다온이는 아빠가 사준 강아지 먹이가지고 먹이주느라 바쁘고

라온이는 또 불편한 미간 출동 ㅋㅋㅋㅋㅋㅋㅋㅋㅋ의자에 좀 앉으려다가 강아지들이 다가오니까

어쩔줄을 모르는 라온이. 아 정말 치명적인 매력쟁이 홍라온. 저 양말신발은 사실 여름용은 아닌데

당장 라온이에게 맞는 신발도 없어서 혹시나 해서 신겨봤는데 너무 잘 걸어서 계속 신기고 있다.

다온이 걸음마시작할때 산건데 정작 다온이발에는 안맞아서 못신기고 라온이가 뽕뽑는중.

다행히 일반 양말같은 두께라 세시간을 내리 걸었는데 땀띠가 나지 않았다. 지금 여름용 샌달

주문했는데 그거 올때까지 더 뽕뽑을듯. 아주 여러모로 라온이는 효자다.


강아지들때문에 휴식처를 찾지못한 라온이.ㅋㅋㅋㅋㅋㅋ의자를 들고 배회하기 시작.ㅋㅋㅋㅋ

강아지들이 다가오려 하면 의자뒤에 숨기도 하고. 아 정말 너무너무 매력쟁이.

라온이의 이 시기가 정말 모든 순간순간을 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을만큼 예쁘고 예쁜시기이다.


우리 다온이는 마스크를(kf94) 계속 쓰고도 잘 다녔는데 확실히 야외이다보니

땀이 줄줄 나길레 잠깐 벗어도 된다고 했는데 엄마깜놀. 양 볼이 빨개져서 오돌도톨 뭐가 오른것이 아닌가.

아.. 이래서 일회용을 씌우는건가. 사실 다온이는 미세먼지가 심했던 작년부터 계속 kf마스크를 써서그런지

kf를 쓰고도 불편해하지 않는다. 아 물론 물리적으로는 불편해했지만 숨쉬는데에 불편함을 호소하지는 않아서

계속 kf를 씌우는데 요새는 유치원에서도 하루종일 쓰고있으니 일회용을 사야하나 심각히 고민중이다.

집에 kf많은데...! 흠흠 도대체 마스크를 언제까지 써야할까.


바둑이네 동물원에는 작은 유아용 놀이터도 있고 모래놀이 하는 공간도 있는데

다온이는 강아지 밥주는것이 더 재미있었는지 놀이터에서 좀 놀다가 강아지 밥 한번 더 주자는 말에

미련없이 놀이터를 떠났다. 계속계속 주고싶어하는 다온이를 달래기 위해 집에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사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바둑이네를 나왔다,


우리가 12시쯤 도착해서 4시 좀 안되서 나왔으니 밥먹은 시간 빼면 순수하게 세시간정도

놀은 듯 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야외다보니 지금보다 더 더워지면 가서 놀기에는

마스크도 써야하는데 무리이고 선선한 가을쯤에나.. 그런데 아무리생각해도 입장료가 비싸서

애써 굳이 다시 갈것같지는 않다. 가깝지도 않고.


그래도 아주 오랜만에 나들이였고, 더군다나 다온이 라온이

둘다 데리고 나선 첫 가족나들이라 의미있었던 날. 빨리 코로나 백신이 나와서 마스크없이

맘껏 놀러다니면 좋겠다. 많은것을 보고 느껴야할 이 시기를 방에서만 맴맴돌면서 보내면

너무 아까우니까.


마지막으로 바둑이네에서 느낀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다 잘 쓰고 있었지만

어디에나 예외는 있듯이 꿋꿋이 안쓴사람들도 있었고 마스크인지 턱스크인지

턱에 마스크 쓰고 다니는 사람들도 참 많았다. 다시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이 시점에

우리는 너무 빨리 무뎌진것은 아닐까. 대체 뭐때문에 아이들은 목숨걸고 학교에 등교하고

우리는 출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다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언제까지나 방구석에만 있을수는 없는것이지만

이렇게 등교개학도 출근도 강행하는 것 또한 그럴수밖에 없는것인지 의문이 든다.


마스크없이 자유롭게 놀러다닐 날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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