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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Oct 24. 2020

잠자는 숲 / 기도의 막이 내릴때

시국템이라는 말이 있다.

나도 저 신조어가 무슨뜻인지 몰라 검색을 해보니 일본아이템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면 내가 지금부터 일본작가 히가시노게이고의 책 두권에 대해 쓸건데,

이건 시국리뷰가 되는걸까.


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정신이 없는 틈을 타

우리나라의 일본 불매운동도 약간 사그라든 느낌이 든다.

물론 나처럼 쿠팡이나 티몬에 재가입하지 않고 굳건히 불매를 해온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불매가 조금씩 사라지는것 같아 안타깝다.


언젠가 브런치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사실 일본작가들의 책을 꽤나 애정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일본애니메이션도 참 좋아해서, 초속5미터라던가 언어의정원 등등 많이도 봤던 사람이다.

그런 내가 불매를 시작하고 가장 힘든것이 바로 책이었다. 일본작가 책 안읽기.

그래서 진짜 무던히도 애썼다. 히가시노게이고의 신작이 나올때마다 너무 궁금했지만

한번도 안샀고, 집에 아직 읽지못한 (오늘 리뷰할) 그의 책 두권도 손이 가는걸 애써 거부하고 거부했었다.


거부하면서 한편 참 마음이 심란했다. 내가 이토록 일본 문화에 빠져든 사람이었던가.

이 참에 벗어나야하나. 하..한번사는 인생인데 어쩌면 내 유일한 취미인데 이것조차 포기해야하나,

나라사랑이 먼저던가 나사랑이 먼저던가 정말 힘든 나날들이었고 사실 지금도 그러하다.


그러다가,, 집에 몇달전에 새로 산 책들을 다 읽은것이다. (영어공부책 빼고)

그래서...집어들었다. 잠자는 숲. 정말 하루만에 다 읽었다.

사실 책에 헌신적인 사랑이라고 되어있어서 사람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인한 살인사건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물론 사람간의 남녀간의 사랑이 없는건 아니지만 이 책에서는 외각에 다리 하나 걸치고 있을뿐

진짜 무섭도록 헌신적인 사랑은 따로 있었다. 그 사랑이 결말이라고 행복하면 좋을텐데 하나같이 비참하니

착잡하다. 그런데 그 와중에 가가형사는 왜그렇게도 멋있는지.


히가시노게이고라는 작가의 책은 몇십권을 읽으면서 느낀게 참 가독성이 좋다는거다.

그냥 훅훅 넘어간다. 물론 등장인물이 많고 그 관계가 복잡하고 일본식 이름이 어렵긴하지만

읽다보면 이 작가만의 특징과 내용전개방식이 눈에 들어오고 일본식이름도 낯익어서 정말

훅 빠졌다가 금새 마지막장 탁 덮고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오늘 다 읽은 또 다른 책.


사실 살때는 아무 생각 없이 샀는데 읽다보니 가가형사 시리즈 마지막이라 하니..

한장한장 넘어갈때마다 아쉬웠다. 이 책 역시 훅훅 읽힌다. 그리고 사실 엄청나게 새로운 내용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점이 이 작가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늘 이 작가의 책을 읽으며 느낀건데, 살인의 기법과 그 안에 사연들은 다 다른데 엄청나게

새롭지는 않지만 뭔가 깊이가 있는 느낌. 그 많은 책을 읽으면서 감탄한건 딱 두권이다.

악의 , 나미야잡화점의 기적


이 책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다. 기도의 막이 내릴때라는건... 개인적으로 부모들의 기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부모들의 기도의 막이 내리면...하....


솔직하게 아쉽다. 집에 있는 이 작가의 책을 다 읽어서. 한일관계가 개선될때까지

난 지금처럼 이 작가의 책을 안 살것이기 때문이다. 더 솔직하게 미리 많이사놓지 않은것도

아쉽다. 하지만 괜찮다. 세상은 넓고 책은 넘치니까.


안녕. 히가시노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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