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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May 08. 2021

아이들과 여행하기 (2)

해운대

여행의 두번째 날이자 마지막 날이 밝았다. 역시 잠이 없는 우리 아이들은 8시도 되기전에 일어났고, 덕분에 나도 일어나서 대충 옷만 챙겨입고 아침밥을 먹으러 갔다. 부산에 왔으니 돼지국밥을 먹어야지.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우리가 정말 세수도 안하고 밥먹으러 왔다는걸 여실히 보여주는 라온이 표정. 일명 멍라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돼지국밥 말고 설렁탕을 먹고싶다는 다온이를 어르고 달래서 도착한 돼지국밥집. 블로그에 찾아보니 맛집이라고 가성비좋다고 해서 왔는데 이게 웬일. 테이블에 떡하니 붙어있는 후기이벤트. (할말하않). 그래서 나는 그냥 순대국밥을 시키고 남편은 섞어국밥(돼지+내장)을 시켰다. 돼지국밥을 먹으러와서 이 무슨.....하지만 결론은 나름 괜찮았다는거! 다온이도 순대국밥에 밥말에 반공기 뚝딱하고, 라온이는 역시 아직 어려서 그런지ㅡ국밥 국물을 잘 먹지 못해 대충 먹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는거.


밥 잘먹고 다시 숙소로 가서 재정비하고 퇴실! 이제 바다로 가자!

모래썰매를 한다고 해서 갔는데 모래썰매는 1시부터 한다고 한다. 게다가 키 100cm이상에 선착순 40명만 태워준다 하여 다온애미 마음 갑자기 조급해지기 시작. 이때부터 갈등이 시작된다. 시간을 들여서 다온이라도 타게 하느냐 아니면 그냥 쿨하게 포기하느냐. 결론은 그냥 포기하기로. *욕심내지 않기!


모래산을 보자마자 뛰기 시작한 다온에 라온이. 다온이는 역시 조금 컸다고 겁도없이 저 모래산 꼭대기까지 금새 등반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저 모래산은 키 120cm이상을 위한 모래산이었던...다온아 얼릉얼릉 쑥쑥크자.우리 라온이도 올라가 보겠다고 용감하게 도전했다 결국엔 ...

"엄마 내려줘요."


라고 말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 엄마 엄마. 귀여운녀석. 그래서 번쩍 들어 안아 내려줬다. 내렸으니 이제 놀아야지. 놀자!

이 날. 비도 안오고 바람도 많이안불고 너무 좋았는데 햇볕이 쨍쨍 너무 뜨거워서 그랬는지 모래사장에

모래놀이터가 구성이 되어있었다. 우리는 일찍 간 덕에 조금 기다리고 입장! 해운대구에서 모래놀이 장난감도 빌려줘서 아주 유용하게 가지고 놀았다. (물론 바구니가 하나라 바구니 쟁탈전이 있긴 했지만....) 그리고 다온애비가 맨발로 아예 들어가 아이들과 같이 놀아줘서 더 아이들이 신나게 놀았다. 나도 들어가 놀았지만 사진사 다온애미는 놀아주랴 사진찍으랴 아주 정신없었던.....


한시간 조금 넘게 놀고 나와서 바닷가로 고고. 다온이는 그 전에 대천에 가서 다리로 파도를 맞았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바다반 보면 발담그자고 해서 이번에도 아빠랑 발담그러 갔다. 나는 사실 여행전부터 발가락 하나가 곪아서 팅팅 부은 발가락에 대일밴드 칭칭감고있었기에 정말 안들어가고 싶었는데 다온이가 끄는 바람에 결국 발입수. 정말 위기였다. 짜증위기. 그렇지만 나름 잘 참고 선수교체. 라온이한테도 바닷물 감촉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는데 역시 겁이 많은 우리아들은 싫다는 의사표시를 확실히 해서 모래사장을 한참 걸었다. 걷다보니 어제 갔던 아쿠아리움까지 도착.


아쿠아리움에서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이때도 다온애미의 내적갈등. 지금이라도 모래썰매를 타러갈것이냐 그냥 이벤트 참여하고 집에 갈것이냐. 결론은 이벤트 참여. 그런데 아침부터 멍때린 우리 라온이는 순서기다리다 내 품에서 잠들고(잠이 안들었어도 라온이가 참여하기에는 어려운 이벤트 ㅜㅜ) 다온이만 아빠랑 도전! 비록 경품은 못탔고 기념품만 받았지만 또한번 여기서 다온이가 컸다는 것을 느꼈다.


자기 키보다 높은곳에 퍼즐을 맞추겠다고 야무지게 까치발 시전한 우리딸. 귀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이렇게 우리의 여행은 끝이 났다. 이때가 1-2시 사이였는데 또 .. 내적갈등. 근처에 동백섬이 있다고 해서 들릴까 했지만 과감히 포기. 그리고 이 포기는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다. 중간에 휴게소 들려서 밥을 먹기도 했지만 집에 오는데 5시간이나 걸려서 도착했을때는 이미 캄캄해져있었다.


차로 이동하는게 엄청 피곤했는지 휴게소만 들리면 신났던 아이들.

욕심내지 않고 코스를 최대한 적게 잡고, 돈에 얶매이지 않으려고 휴게소나 편의점에 들릴때마다 먹고싶은거 하나씩 다 먹게 해주었지만 그래도 장거리는 아이들에게 많이 힘들었을것이다. 그래도 즐겁게 놀아준 아이들에게 너무 고맙고, 이 여행이 아이들 기억속에 남을런지 안남을런지 모르겠지만 무의식중에라도 아이들 삶에 좋은 영향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 다음날 다 등원하고 우리부부는 출근하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후회없는 여행이었다. (군것질을 많이해서 그런가 밥을 포함해서 먹는데 거의 돈을 다쓴건 안비밀...ㅋㅋㅋㅋ)


*그리고 주차료로도 2만원정도 썼는데, 아무리 관광의 도시라고 해도 아쿠아리움 입장고객한테도 아쿠아리움주치장에서 주차료 받고, 해운대 공영주차장도 주차료 받고, 해운대 시장 주차장에서도 또 주차료 받고. 주차료에 대해 안알아보고 간것도 있지만 너무 주차료가 많이 들어서 조금 마음에 안들었다. 부산 가실분들은 주차료 아낄 방법을 강구해서 가시면 그것도 좋을듯! 사실 아이들이 초등학생만 되어도 숙소에서 걸어서 아쿠아리움도 가고 해운대도 가고 밥도 먹으러 갔을텐데 좀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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