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받기
오늘로써 34주 2일.
시간이 참 빠르다. 막달로 향해 갈 수록 문득 드는 생각.
(나는 임신에 대해 제대로 자각하고 있는가?)
(아가가 태어나면 어떨까?)
(엄마가 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 슬프게도 모든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은 노. 다.
요새 부쩍 .. 잦아진 태동덕에 우리 아가를 늘 느끼며 생각하고
가끔은 진통에 대한 두려움으로 울다가 잠에서 깨기도 하고
숨이차고 골반뼈가 아프는 등 여러가지 증상들로 하루하루가
버거워진다는걸 느끼지만..
이게 내가 임신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것일까?
하긴, 나도 처음 겪는 임신인데 수학 공식처럼 똑떨어지게 뭘한다는거 자체가
말이 안되기도 하겠지만 .. 뭔가 이상하게.. 심란하고 자꾸 뭘 놓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진짜 출산이 임박하니까 불안해서 이런걸까.
진통은 얼마나 아플까. 진통에 대해 마치 죽음과 같이 막연한 공포감은
가지고 있지만 잘 모르겠다. 살면서 상상도 못할 정도의 고통, 진짜 죽을것 같은 고통.
짐승이 되게끔 만드는 고통..과연 어떤 고통일까.
상체와 하체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 버스가 내 몸을 지나가는 고통.
그리고 극한 사례로는 혼절하는 고통. 하..나는 과연 견딜 수 있을까.
희망사항으로는 무통도 안맞고 소리도 많이 안지르고
눈과 몸에 실핏줄도 안터지고 자연분만 했으면 좋겠는데,
너무 큰 바람인걸까.
난 사실 고통을 너무너무 싫어하는데..,
이건 피할 수 없으니까. 진짜 내 정신력과 체력을 다 해서 견뎌내야하는데.
후. 하. 걱정이다.
게다가 아가가 태어나면 어떨까.
모유수유는 잘 할 수 있을까.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수면시간을 잘 견딜 수 있을까.
남편과 소원해지지는 않을까. 아이가 아프거나 토하거나 울거나 하는 것에
차분하게 대응 할 수 있을까. 집안에만 있으면서 나 스스로의 감정을 잘 다스릴 수 있을까.
아이를 키우면서 살림을 잘 꾸려갈 수 있을까. 하..
걱정에 걱정이다. 누군가는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닥치면 다 살아가게 되 있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사라지지 않는 걱정들.

엄마 걱정하지말라고 우리 아가가 꿀렁꿀렁하니, 그만 해야겠다.
그나저나 아가가 까탈스럽지 않고 순둥순둥 했으면 좋겠는데..
임신 중기에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걱정이다.
게다가 엄마인 내가 너무 감수성이 풍부해서, 예민하기도 하고
남들보다 울기도 많이 울고 스트레스도 더 받은 것 같아서 미안하고
염려스럽다.
그래도 꿈에서 홍순둥이라고 했으니 믿어봐야지. 순둥순둥 순둥이.
그리고 얼마전에는 .. 아가용품을 아는 동생에게 물려받았는데
비록 중고지만 아기자기 한게 너무 예쁘고 뭔지모르게 .. 뿌듯했다.
물론 첫 아이인데 다 새걸로 해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건 아니지만
사실 가격들이 너무 사악해서 ㅜㅜ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
그래도 새것도 있고 헌것도 있으니..
잘 절충해서 입히는 걸로^^
막달이 진짜 다가오기전에 애기빨래를 해야하는데, ㅋㅋ
출산가방도 싸고..산후도우미도 예약하고.
흐..난 요즘 무지 여유로운데 자꾸 해야할것들을 미루는 느낌 ㅜㅜ
좀 더 박차를 가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