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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Dec 15. 2021

미리 크리스마스!

나는 두 아이의 엄마다. 48

나는 알지 못했다.

내가 다른 엄마들과 이렇게 활발히(?) 교류할 줄이야.

현재 다온이 엄마로서 나는 두 모임에 소속되어있는데 하나는 다온이 어린이집 모임이고 나머지 하나는 유치원 모임이다. 사실 모임이라고 하기엔 좀 거창한 면이 있으니 그냥 시간 되는 엄마들끼리 활발히 교류하는 차원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는 정기적으로 만나기도 하고, 번개로 만나기도 해서 같이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코로나 발생 이후에는 거의 못 보다가 위드 코로나를 기점으로 아주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다. 크리스마스도 얼마 안 남아서 콘셉트는 "크리스마스 파티!"


거의 1년 6개월 만에 만난 아이들은 처음에는 서로 부끄러워하더니 금방 아이들답게 어울려 놀기 시작했다. 물론 같은 유치원이 아니어서 교류가 뜸했던 친구가 다른 아이들 이름을 헛갈려서 한바탕 웃는 에피소드가 있긴 했지만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이었다. 이런 시간들이 앞으로 얼마나 있을까를 생각하니 정말 그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모였으니 사진은 한 장 찍어야지.

녀석들. 3살부터 알기 시작했는데 언제 이렇게 커서 6살 어엿한 어린이가 된 걸까. 이제 조금 더 커서 7살이 되고 초등학생이 되면 이렇게 모이기도 쉽지 않겠지. 정말 하나같이 다 예쁜 아이들. 나의 소망으론 다온이가 이 친구들과 오래오래 우정을 나누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못하더라도 몇 년간 이어진 이 시간들이 다온이의 삶에 큰 자양분으로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온이 유치원 친구들과 또다시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기회가 생겼다. 사실 연락책이자 주최자인 엄마가 놀이터나 하원 시간에 잘 보지 못하는 나에게 따로 연락하기로 했는데, 그 연락이 당일 전날 밤이어서 너무 급작스러웠지만, 나는 엄마니까 우리 딸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참석하자는 마음으로 무리를 해서 참석했다.


결과는?! 대만족!

사실 나는 너무 힘들었다. 연락받은 당일 밤에 한숨도 못 잔 데다가 콘셉트가 크리스마스 파티인지라 아이들이 친구 1명에게 줄 선물을 준비했어야 했는데 도통 시간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한 시간 조퇴를 해서 후다닥 집으로 달려가서 근처 가게에서 선물을 사고 집에 와서 포장을 하고 둘째까지 픽업해서 장소에 도착!

정말 "엄마 노릇이 너무 힘드네요."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다행히 연락책 엄마가 우리 딸도 같이 픽업해줘서 그나마 준비가 가능했고, 우리 딸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마음이 뿌듯했다. 유치원 생활을 직접 보지 못하고 오로지 담임선생님을 통해서만 듣고, 아이에게서만 들어서 남모를 불안감이 마음속에 늘 자리 잡았는데 이렇게 유치원 울타리를 벗어나 내 눈으로 직접 다온이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기쁘고 또 기쁘다.

한차례 사진을 찍고 아이들이 노는 동안 엄마들끼리 대화 중 이런 말이 나왔다. "앞으로 또 언제 만날 수 있을까요?"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게 우리 현실이니까. 알 수 없는 미래. 그런 의미에서 두 번의 미리 크리스마스 파티는 정말 뜻깊었다. 


여담이지만 아이들이 사진 찍자고 하면 너무 굳어있어서 매번 내가 앞에서 짱구춤과 엉덩이 춤추는 건 안 비밀. 하지만 작년보다 아이들 반응이 시들한 걸 보면 내년에는 안 통할 듯하다. 내년에는 어떡해야 하지?ㅎㅎㅎㅎ

내년에는 꼭 코로나가 물러가서 이런 나의 고민이 현실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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