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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Dec 22. 2021

띵동!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오늘 오전에 행사가 있어 강당에 다녀오니 편지봉투가 하나 책상에 놓여있었다. 행정실장에 자리에 있다 보니 평소에도 홍보책자나 편지가 많이 오는 터라 뭐야? 하고 그냥 북 찢었는데 그 속에서 나온 하얀 편지 한 장. 응? 뭔가 홍보를 하려면 알록달록 화려하고 장수도 더 많아야 하는데!?


그래서 펼쳐보니 내 이름이 보인다. 갑자기 머리털이 쭈뼛 서는 느낌. 다시 편지봉투를 봤다.

발신인 : ****문인협회장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 마음으로 펼쳐본 A4용지 안에는 이런 내용이 쓰여있었다.

연말에 크리스마스처럼 도착한 편지 한 장. 내가 살고 있는 곳도 아니고 옆 도(province)에서 보낸 편지라 더 놀랍고 감사하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얼마나 감명을 받으면 이렇게 손수 편지를 써서 등기로 보낼 수가 있는 걸까? 감명을 엄청 받아도 좋아하는 작가에게 팬레터 한번 보내보지 않은 나는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조차 없다.


감사한 글을 두 번, 세 번 정도 읽어보니 어느새 내가 신문에 칼럼을 연재한 지 1년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재하면서 늘 일상에 쫓기느라 마감 하루 혹은 이틀 전에 늘 보내드려서 담당 기자님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는데 내년에도 연재가 이어진다면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오늘 올해 마지막 연재를 위한 담당 기자님의 알람 문자가 왔다. 그동안은 시기를 타지 않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써왔지만 연말이니까 조금은 연말 분위기도 나고 신년 분위기도 나게끔 글을 써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


여담으로 이 편지를 보고 실실 웃고 있으니 옆에 같이 일하는 주무관님이 뭐냐고 하셔서 보여드렸더니 액자 처리해놓으라고 하신다. 하하하하하하. 액자 처리해놓을 만 하지만 조금 부끄러우니까 그냥 잘 보관하는 걸로. 그런데.. 이런 경우.. 답장을 해드려야 하나. 고민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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