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by 장순혁

해안가에 누군가
사랑을 묻어놓았나 봅니다

파도가 일렁일 때마다
누군가의 이름이
떠오르고 가라앉습니다

참 무정한 사람이지요
사랑을 묻어놓은 이도,
사랑을 묻을 수밖에 없게 한 이도,
둘 다 마찬가지지요

언젠가 이 사랑이
다시 회수될까요
아마 아니겠지요
떠나간 이도 남겨진 이도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터이니

갈매기들만이 남아
떠오르는 이름을 지저귈 것입니다
사랑이 묻은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을 날아다닐 것입니다

이 파도가 멎을 날이 오면
떠오르고 가라앉는 이름이
저 심해에 뿌리내릴 것입니다

아무도 모르게
어여쁜 물꽃이 맺힐 것입니다

이전 28화고통과 불행